지난 20일 수요예측 ‘완판’…600억원 모집에 810억원 매수주문
PF우려 여전하지만…채권 금리 인하 전망으로 투자심리 회복세

한국토지신탁 CI. 사진=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 CI. 사진=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이 올해 2월 이후 반년 만에 도전한 공모채 시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지난 2월에는 PF 부실 우려 등으로 미매각이 발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지속되고 있는 금리 인하 기조로 건설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완판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0일 진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1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2년물 300억원 모집에는 210억원, 3년물 300억원 모집에는 6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2년물에서는 90억원을 채우지 못했지만 목표액을 모두 확보했다. 

이번 발행에서 한국토지신탁은 개별 민간 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했다. 회사채 발행은 오는 28일 예정돼 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토지신탁이 공모채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2년물은 7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을, 3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280억원의 주문을 받아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후 추가 청약 과정에서 2년물 7.057%, 3년물 7.402%의 고금리를 내걸고 미매각 물량을 소진했다. PF 우려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의 영향이다. 

한동안 시장에서 건설사, 신탁사 등 건설채는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하반기부터 채권 금리가 완만히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채에도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고금리 회사채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건설사, 신탁사 등은 업황 악화로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밴드를 제시, 이자를 보장해 왔다.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앞서 회사채 시장에 진입한 몇몇 건설사를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총 1300억원 규모 모집에서 8배 가량인 1조4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며 흥행을 거뒀다.

롯데리츠 또한 2400억원 담보부사채 수요예측에서 66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두 회사는 그룹 지원의 수혜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기조가 한국토지신탁의 이번 결과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토지신탁은 이번 발행액을 채무상환자금 및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오는 28일 총 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100억원 규모는 순천 왕지 트리마제 공동주택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차환 발행 외 추가로 조달하는 운영자금 규모는 100억원 수준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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