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체모로 의심되는 이물질 발견 논란
직영점 위주의 맥도날드 위생은 온전히 본사 책임
햄버거 프랜차이즈 ESG 경영의 핵심은 ‘위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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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또 이물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체모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 마산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구입한 치킨 너겟에서 사람의 체모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고 한다. 이 소비자는 매장의 환불 제안을 거부하고 관할 구청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이물질을 회수해 조사하자고 고객에게 제안했으나 고객의 거부로 문제의 치킨 너겟을 회수하지 못해 진상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물질이 발견되면 환불을 통해 제품을 회수해 본사, 제조사 등이 유입경로를 파악하는데, 환불을 거부하는 바람에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이물질 존재 여부, 유입경로 등은 행정관청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판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툭하면 불거지는 맥도날드의 이물질 논란

사실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것은 맥도날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맥도날드의 이물질 논란이 주목을 받는 것은 사례가 너무 잦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4월에는 나무 조각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고 6월에는 햄버거에서 기름종이가 발견돼 논란을 불러왔다.

작년 2월에는 스낵랩에서 플라스틱 이물질이, 6월에는 감자튀김에서 체모가 발견됐다. 그밖에도 모기가 달라붙은 해시브라운, 집게벌레가 들어간 상하이버거, 튀김옷이 입혀진 벌레가 나온 감자튀김, 철사가 발견된 햄버거 등. 맥도날드의 이물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이물질이 아닌데 오인된 경우도 있었다. 작년 2월 감자튀김에서 나왔다는 검은 이물질은 식약처 조사 결과 감자 보관 과정에서 생긴 ‘블랙 스팟’으로 밝혀졌다. 또 작년 10월 새우버거에서 나온 체모 모양의 이물질도 성분 분석 결과 새우 살을 구성하는 세포가 변형된 것으로 밝혀졌다.

◆ 직영점 위주의 맥도날드, 위생도 본사 책임

맥도날드의 이물질이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맥도날드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직영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421개의 매장이 있는데 이 가운데 80% 정도가 한국맥도날드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다. 따라서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직접 고용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위생에 대한 문제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길 수 없다는 얘기다. 프랜차이즈 음식의 특성상 조리 과정에서 직원의 부주의로 이물질이 혼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맥도날드의 이물질 논란은 직원들에게 위생 교육을 소홀히 한 본사 책임일 수밖에 없다.

◆ 최대 매출 기록에도, 가격 인상에 앞장서 온 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작년에 직영점 매출만 1조11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 가까이 늘어나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덩치로 봐서는 식품 대기업의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이에 맥도날드는 ESG 경영으로 고객 중심의 운영을 강조했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은 ESG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물질 혼입에 따른 위생 논란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다음으로는 맥도날드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누구보다 가격 인상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 내역을 보면 맥도날드가 가장 자주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는 2022년 2월, 2022년 8월, 2023년 2월, 2023년 11월, 2024년 5월 등 모두 5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에 비해 맘스터치와 KFC는 네 차례, 롯데리아와 버거킹, 노브랜드 버거는 3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이후 세트 기준 가격 인상률을 보면 역시 맥도날드가 1등이다. 빅맥 세트가 2014년 5300원에서 2024년 7200원으로 35.8%가 올라, 롯데리아의 불고기버거 세트 34%, 버거킹 와퍼 세트 28%, 맘스터치 싸이버거 세트 27.8% 등을 모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오르면 그에 따라 소비자의 기대도 높아지는 게 상식이다. 기업은 원가 부담을 내세울지 모르지만, 소비자는 가격이 오른 만큼 맛과 품질, 특히 위생에서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그럼에도 하나도 바뀌지 않고 여전히 체모, 플라스틱, 포장지, 나무 조각 등의 이물질 논란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소비자의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SG를 운운하고 광고를 쏟아부으며 'Taste of Korea'(한국의 맛)을 내세우기에 앞서서 맥도날드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 위생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기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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