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 왕좌 노리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게임스컴 시연 부스 대기열만 5시간 달해
수준 높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눈길

게임스컴 2024 인조이 부스에선 내가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를 그대로 출력한 ‘AR 컴퍼니 사원증’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스컴 2024 인조이 부스에선 내가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를 그대로 출력한 ‘AR 컴퍼니 사원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크래프톤 ‘inZOI(이하 인조이)’ 세상 속에서 나의 분신(아바타)이 돼줄 ‘조이'의 얼굴을 완성시켰더니, 옆자리에 앉은 동료 기자가 결과물을 보곤 웃음을 터뜨렸다. 

완성된 ‘조이'의 패션은 사실 기자의 평소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개성 있는 선글라스와 금색 목걸이, 멋스러운 버킷햇의 조합은 마치 강렬한 힙합 아티스트들과 같았다.

현실에선 쉽게 엄두를 못내는 패션을 게임 속에서 자신 있게 입고 대리 만족을 느꼈는데, 이러한 감정들이 ‘인조이' 개발진의 노림수이자 바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의 참재미가 아닐까 싶다.

게임스컴 2024 인조이 부스에서 관람객이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게임스컴 2024 인조이 부스에서 관람객이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크래프톤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가 오늘날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인조이 캐릭터 스튜디오’에선 이틀 만에 무려 10만개의 창작물이 탄생했는데, 시간으로 환산 시 약 2초당 1건의 창작물이 게재된 꼴이다.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도 인조이 부스는 인기였다. 인조이를 체험하고자 모인 관람객들로 최장 5시간에 달하는 긴 대기열이 형성됐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특성상 타 부스 대비 여성 게이머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체감할 수 있었다.

시연대에 앉으면 가장 먼저 상술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하게 된다. 인조이에는 무려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존재한다. ▲머리 스타일 ▲나이 ▲체형 등은 물론, ▲셔츠 소매 길이 ▲네일아트 등 굉장히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편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게임 커스터마이징은 ‘심즈’ 등 동종 장르 게임들과 비교해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든 창작물은 자체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캔버스’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특정 연예인을 닮은 창작물 등은 이미 캔버스 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

나의 분신을 완성하고 나면 인조이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세상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신이 되는 게임이다. 세상 속에 있는 다양한 조이들이 선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이용자들은 200개 이상의 장소를 직접 꾸미고 캐릭터들의 감정 및 상호작용을 조정해 도시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소문과 패션 트렌드, 심지어는 SNS 속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 등이 도시 전체로 확산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생 시뮬레이션은 쉬워 보이지만 하면 할수록 깊이 있는 장르다. 이용자가 관리하고 즐길 수 있는 디테일과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플레이 시간도 매우 긴 편이다. 인조이 속 재미를 오롯하게 체험하기엔 이날 시연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다만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는 중간중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신작 게임답게 상황극·댄스·숏폼 챌린지 등 최신 트렌드 요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단발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내 캐릭터가 소망하는 삶·기질·직업 등 깊이 있는 시스템들도 구축돼있었다.

콘텐츠의 다양성면에서 신작치고 그렇게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과연 그 콘텐츠들이 과연 밀도 있는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일련의 시스템들이 그저 보여주기식은 아닌지, 얼마나 인게임에서 유효하고 또 조화를 이룰지는 향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시연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버벅거림이 일부 느껴져 추가적인 최적화 작업도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계획대로 구현만 잘 된다면, 심즈를 대체할 ‘차세대 인생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겠다는 잠재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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