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볼버’ 언론시사회…7일 개봉
오승욱 감독 “전도연 내 시나리오보다 뛰어나”

오승욱 감독(왼쪽부터), 배우 임지연, 전도연, 지창욱. 사진=연합뉴스
오승욱 감독(왼쪽부터), 배우 임지연, 전도연, 지창욱. 사진=연합뉴스

“영화를 ‘무뢰한’ 때 스태프들과 같이 찍었는데요. 저는 어떤지 모르겠고, 다른 모두는 그때보다 더 성숙하고 발전해 있더라고요. 음악감독님도, 미술감독님도, 편집감독님도 다 더 대단한 존재가 돼 계셨죠. ‘여기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란 생각에 연출에 필사적으로 임했습니다.”

‘무뢰한’ 오승욱 감독 9년 만의 신작이 마침내 공개됐다. ‘무뢰한’이 데뷔작 ‘킬리만자로’ 이후 15년 만의 신작인 것을 감안하면 그 간격이 점차 짧아지고 있기는 하다. 오 감독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리볼버’ 언론시사회에서 “특별한 액션 없이 대화에 대화로만 진행되는 영화고, 이런 영화를 어떻게 하면 관객분들께 설득할 수 있을지 무척 고민했다”며 그 공을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돌렸다. 영화적 감각이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는 평에 관해서는 “내가 가편집한 판본이 부사와 형용사가 들어간 지저분한 문장이라면, 그걸 편집감독님께서 ‘이것은 무엇이다’가 보이게끔 가감 없이 자르고 붙여 주셨다”는 말로 잘 설명했다.

이 영화는 거액의 보상을 약속받고 죄를 뒤집어쓴 경찰 하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그 대가를 돌려받으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수영 역의 전도연은 “감독님과 ‘무뢰한’을 같이해서인지 대본에 그 무드가 묻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김혜경은 감정이 많이 드러나는 역이었고, 그렇기에 이번은 딴 방식으로 인물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오 감독은 ‘무표정’이라는 단어를 시나리오에 적잖게 적었다며, 전도연이 훨씬 더 좋은 것을 만들었다는 칭찬을 건넸다.

수영에게 돈을 주기로 한 앤디 역의 배우 지창욱은 시나리오에 공백이 많았지만, 오 감독과 주위 동료들이 그를 배려한 덕에 현장을 즐겁게 뛰어놀 수 있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앤디가 하는 말의 70퍼센트%가 욕이거든요. 그 말씨가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자격지심을 표현하려면 상스러운 욕이 더 효과적일 거라는 판단도 했습니다.”

수영 곁을 박쥐처럼 맴돌며 사이드킥 역할을 자처하는 정윤선 역의 배우 임지연은 “내 타 작품과 달리 이번은 상대 여성과 결이 다르지도, 괴롭히지도 않는다. 수영과 윤선이 ‘배트맨과 로빈’처럼 환상의 파트너이길 바랐다”며 “그 투 샷이 재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재가 조연급 분량으로 출연한다. 아직 수영의 활약이 본격화되기 전인 초반부 활약이 특히 대단하다. 오 감독은 이정재가 출연 결정을 내린 결과 영화 제작이 날개를 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도 함께한 술자리였다. 모 배우가 상황상 출연이 힘들겠다고 거절한 건을 이정재 배우가 ‘그거 제가 할게요’ 하고 대신 승낙하더라”며 “특별 출연이 아닌, 촬영 중 아이디어도 내며 주연 같은 마음가짐으로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오 감독은 이 영화를 ‘트라이엄프’, 즉 대성공이라고 표현했다. 수영이 더는 죄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고 본인을 되찾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투명 인간이었던 수영이 피를 찾고, 뼈를 찾고, 육체를 찾고, 맨 마지막에는 자존심을 회복하면서 눈에 보이는 인간이 되는 영화죠. 비리 경찰이고 범죄자지만 그 이상의 나락에는 안 떨어졌으니 그것만 해도 하수영의 승리입니다.”

영화는 오는 7일 개봉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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