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최초 해외 은행업 진출
케이뱅크, 페이코 이어 한국신용데이터 투자

사진=한화생명
사진=한화생명

고금리·고물가로 경제적 여건은 어려워지고,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구조는 변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보험산업은 저성장에 봉착했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영역 구분도 흐릿해졌다. 보험업계는 각자의 방법으로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생명보험사들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사업 부분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영업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기술 투자에선 케이뱅크, 페이코 투자에 이어 한국신용데이터(KCD) 투자를 계획하는 등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 인니 리포그룹 대표와 인연...손보사·은행 지분투자

김 사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2년부터 몰티코생명을 인수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PT.Hanwha Life Insurance Indonesia)을 운영 중이다.

이후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인도네시아의 존 리아디 ‘리포(Lippo)’그룹 대표와 맺은 인연이 계기가 돼 지분 투자에도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9년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2년까지 이익을 냈다. 지난해엔 당기순손실 6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수입보험료는 2022년 97억원에서 14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월 리포손보의 지분(올 1분기 말 74.4%)을 인수한 이후 올해 5월엔 ‘노부은행’의 지분 40%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리포손보는 인수 첫해 당기순이익 149억원, 수입보험료 3010억원을 거둬들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노부은행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생명보험·손해보험 상품 판매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김동원 사장과 존 리아디 대표가 만나 나눈 대화가 노부 은행 지분 계약의 초석이 됐다”며 “현재는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베트남 법인, 2016년부터 연속 흑자…1분기 현금배당

한화생명은 앞서 2008년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법인 설립 인가에 성공 후 2009년 4월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교육 재무관리자 등 전 직원을 현지 인력으로 채용해 현지화 전략을 세워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311억원) 대비 51.4%가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수익 성장에 힘입어 1000억동(약 5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도 받았다. 실제 한화생명은 올 1분기에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54억3000만원을 영업수익으로 인식했다.

◆ KCD에 500억원 투자 “KCD뱅크 관련 투자는 아냐”

김 사장은 2014년 한화L&C에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인물이다. 이후 10년차인 지난해 최고글로벌책임자에 자리하기 전까진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디지털 관련 업무를 주도했다.

그가 이끄는 한화생명은 금융기술(핀테크) 분야 투자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지분 투자에 285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에는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코에 645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케이뱅크, 페이코에 이어 세 번째로 KCD에 500억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다만, KCD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제4인터넷은행 ‘KCD뱅크’의 투자는 아니라는 견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KCD에 500억원 규모의 투자한 것은 맞다”며 “현재 추진 중인 KCD뱅크와 관련된 투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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