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완공…27년부터 본격 상업 생산
美시큐러스·韓송도 투트랙 전략으로 상호보완
이원직 “2030년까지 글로벌 CDMO 탑10 달성”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신용수 기자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신용수 기자

롯데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첫 공장 건립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6년까지 1공장을 완공하고 의약품 품질관리를 위한 인증평가(GMP)를 획득해 2027년부터는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2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주요 시설과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자간담회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식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부터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4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총 면적은 약 6만119평 규모로 각가 12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3개 공장이 전체 가동 시 생산 역량은 36만 리터 규모를 생산할 수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롯데그룹은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미국 뉴욕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전문인력을 대거 확보했고 시러큐스의 생산 노하우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흡수하면서 인천 송도에 공장을 건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송도는 물류 인프라 측면에서 원자재 수입과 출하가 유리하고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인재 확보가 원활하다”며 “바이오 클러스터(기업·대학·연구소가 밀집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단지)도 송도에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시러큐스 공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 글로벌 페니실린 생산의 70%를 담당했고 이후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에 현재 각광받고 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해부터는 본격적으로 ADC 의약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ADC는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르는 분야다.

이원직 대표는 “인수와 신규 건설을 통해 시러큐스 공장과 송도 공장을 모두 활용한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며 “시러큐스가 62개국에서 GMP를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송도 공장은 고농도 의약품 생산에 맞춘 첨단 CDMO 공장으로 건설할 예정이며 두 공장을 활용한 상호 보완적인 전략을 펴겠다”라고 밝혔다.

송도 1공장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된다.

1만5000리터 규모의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와 ‘High-Titer’(고농도) 의약품 수요를 위한 3000리터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를 설계하는 ‘TiterFlex Quad™Bioreactor System’이 마련된다.

정우청 EPC부문장은 “최근 고농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세포주 배양의 중간단계에 활용하는 3000리터의 바이오리엑터를 마련해 자체적인 본 배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별도로 설비를 구축하는 것에 대비해 유연한 생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생산에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는 만큼 시설에 대한 인증도 필수적이다. 롯데바이오는 2026년부터는 시운전을 통해 공장에 대한 GMP를 빠르게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사진=신용수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사진=신용수 기자

송도에 건설되는 시설은 단순한 공장이 아닌 ‘바이오 캠퍼스’로 정의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2·3 공장 뿐만 아니라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꾸릴 수 있는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까지 조성한다. 이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약 3만7000명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 효과와 7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메가 플랜트를 운용하고 연구하기 위한 인력도 필수적이다. 국내의 바이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캠퍼스의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형덕 사업증설부문장은 “시러큐 캠퍼스의 우수한 인력은 자사의 큰 강점”이라며 “양 캠퍼스 인적자원 간 교차 협업을 통해 송도의 조기 전력화를 이끌겠다. 인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스톡옵션 제도도 채택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가 전체 준공되는 2030년에 연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원의 글로벌 위탁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또 2028년을 목표로 상장(IPO)도 착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원직 대표는 “이번 착공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 내 K-바이오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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