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선임
롯데지주 지분 인수하며 승계작업 속도
대외활동 넓히며 '롯데 후계자' 영향력 확대

롯데그룹의 유력한 후계자인 신유열 롯데 미래성장실장 전무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의 유력한 후계자인 신유열 롯데 미래성장실장 전무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의 유력한 후계자인 신유열(38) 롯데 미래성장실장 전무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신유열 전무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사내이사를 맡게 되면서 양국 롯데의 연결고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6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유열 전무의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원안 그대로 처리했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 현지에 롯데시티호텔, 롯데벤처스재팬, 롯데서비스, 지바롯데마린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주요 주주로는 1대 주주인 일본 광윤사(28.14%)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10.65%), 임원지주회(5.96%), 신동주 전 회장(1.77%) 등이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신유열 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 중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후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 금융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광윤사와 신동주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 부자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모두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재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오너가 인물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됐다고 본다. 사내이사는 회사의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가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그에 따른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1986년생인 신유열 전무는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2020년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하며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2022년에는 상무보로 승진하며 롯데케미칼 일본지사로 옮겼고 정기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에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 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의 대표직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지주에 신설된 미래성장실을 맡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는 처음으로 등기임원에 올랐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롯데그룹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부서이며 바이오사업을 영위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이 새로운 먹거리로 밀고 있는 회사다.

신 전무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업체에서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한일 양국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게 됐다. 한국에서는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사진 왼쪽)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해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사진 왼쪽)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해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롯데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신유열 전무는 최근 승계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 전무는 이달 초 롯데지주 지분 7541주를 매입했다. 주식 매입 비용으로 1억9000여만원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롯데지주 지분 0.01%에 해당된다.

신 전무가 보유한 지분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첫 지분 인수라는 점이 주목된다. 추후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당시 롯데는 “신 전무가 기업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신유열 전무가 롯데그룹 승계작업을 본격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과 일본 롯데간 지분이 연결돼 있고 서로 순환출자 구조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 지분을 19.07%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복잡한 지배구조를 풀기 위해서는 롯데지주 지분뿐만 아니라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한국 롯데 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호텔롯데 상장'도 이뤄져야 한다.

한편 신 전무는 대외 활동을 늘리면서 영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유열 전무는 지난해 1월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여했고 9월에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에도 부친인 신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여해 계열사 부스를 둘러봤다. 롯데그룹 VCM에도 참석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L7 시카고 바이 롯데’ 개관 행사에 참석했다. L7 시카고는 롯데호텔앤리조트의 4번째 미국 체인이자 북미 첫 L7 호텔이다.

또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베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4’를 찾았다. 신 전무는 이날 전시회장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부스를 비롯해 배터리 관련 국내외 기업들을 둘러봤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착공식에도 신 회장과 신 전무가 함께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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