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시장 및 단기자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주요 25개 증권사 기준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 중 약 1.9%, 전체 자기자본 대비 약 1.2%에 해당한다.

금융시장 내에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말미암아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신평은 이와 관련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된다면 증권사의 우발부채 상당 부분이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할 때 PF ABCP 차환 실패 등 증권사의 우발부채의 현실화 위험과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단기자금시장 추이와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대응여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태영건설 익스포저 비중. 자료=금융투자협회채권정보센터,금융통계정보시스템
증권사의 태영건설 익스포저 비중. 자료=금융투자협회채권정보센터,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는 증권사의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은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9000억원)에서 13.5% 줄었다.

위탁매매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일 평균 19조7000억원 수준으로 늘었고 고객예탁금 신용융자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4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경기 저하로 기업금융(IB) 부문이 위축됐다.

기업공개(IPO) 감소로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이 위축됐고 신규 부동산 PF 영업도 크게 줄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5000억원에 머물며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나신평은 올해 증권업의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 증권사의 ▲단기자금 시장 추이와 유동성 대응여력 ▲ 부동산 익스포저의 최종 손실 인식 규모 ▲수수료 수익 개선 여부와 재무안정성 저하 위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변화 및 부동산금융 의존적인 사업구조의 다변화 등을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가 화두가 됨에 따라 NCR 산정 방식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PF 사업장 특징을 고려하면서 자금공급 형태에 따른 규제차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NCR 위험값 산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나신평은 “자본여력이 열위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보다 다변화해야 한다”며 “앞으로 NCR 규제 변화 진행 상황과 증권사의 수익 다변화 노력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으로 부동산익스포저의 부실과 관련한 최종 손실 인식 규모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수익성 추이 및 수수료수익 구성.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증권사의 수익성 추이 및 수수료수익 구성.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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