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 수익성 악화에 액추에이터 사업 중단
이노웨이브 인수해 IR필터 사업 집중
CBㆍ유증 通 인수자금 조달...CB 전환물량 주가 부담 우려

하이소닉 홈페이지 갈무리.
하이소닉 홈페이지 갈무리.

스마트폰 부품 전문 생산업체 하이소닉의 사업 영역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최근 영업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해 주력 사업에서의 철수를 결정하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이소닉은 비효율사업 정리 및 계속사업 강화를 위한 관계기업 인수(M&A)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 체질과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소닉은 지난달 31일 주력 사업인 VCM AF(Voice Coil Motor Auto Focusing) 사업의 영업 정지를 결정했다. 이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사용되는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VCM AF 사업은 하이소닉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289억원 중 90억원(31.17%)을 차지했다. 하이소닉 측은 ‘경기침체 및 원가부담 가중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영업정지 사유로 밝혔다. 경기침체로 수주 규모가 쪼그라들었고 투입된 원가 대비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등 악재가 겹쳤다.

하이소닉의 액추에이터 생산량은 지난해 3분기말 누적 기준 157만개로, 전년말 누적 생산량 2284만개 대비 6.88% 수준에 불과했다.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28.1%에서 올 3분기 7.7%로 축소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주 및 생산 축소는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하이소닉은 지난해 3분기말 누적 매출 1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15억원) 대비 반토막 난 수치다. 매출원가도 매출액을 상회해 매출총이익은 2862만원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6억6821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3분기말 누적 30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20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하이소닉은 액추에이터 사업 중단으로 인한 영업 측면의 위기를 또 다른 주력사업인 적외선(IR) 필터 제조사업으로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IR필터는 VCM AF 사업과 함께 하이소닉이 영위해온 전자부문의 두 주력 사업 중 하나다.

하이소닉은 지난달 22일 IR필터사업 강화를 위해 주식회사 이노웨이브 지분 전량을 45억원에 인수했다.

이노웨이브는 광학부품 및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IR필터 제조업체이며, 하이소닉과는 특수관계에 해당한다.

하이소닉의 최대주주는 아노28(지분율 27.73%)인데, 이노웨이브는 아노28의 종속회사였다. 결국 M&A 이후 아노28→하이소닉→이노웨이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인수자금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23억원, 30억원씩 조달했다. 지난해 4월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23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전환가액이 현 주가 대비 크게 낮은 4200원으로 설정됐다. 전량 주식 전환시 54만7619주가 신주로 상장되는데, 내년 4월부터 전환이 가능해져 주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상증자 대금 30억원은 지난달 1일 납입이 완료됐다. 협상과정에서 발행규모가 크게 축소돼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게 됐다. 당초 5월에 추진한 유상증자였지만 회사의 실적 등이 악화하자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협상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의 발행규모는 기존 101만102주에서 41만7246주로 축소됐으며, 발행가액도 9900원에서 7190원으로 낮아졌다. FI도 케이엘1호조합 및 제이에스피아이엔씨에서 지앤비에스코로 변경됐다.

하이소닉 관계자는 “이노웨이브 지분인수에 따른 IR필터 사업 및 신규사업 추진 중인 이차전지 부품 관련 제조사업을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며 “VCM AF사업 종료로 체질개선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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