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밝히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진=포스코
2023년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밝히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진=포스코

포스코그룹이 제도 개편을 통해 현직 최고경영자(CEO)의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한 우선권을 대폭 줄이면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에 공정·투명성이 강화된 만큼 명분을 확보한 최정우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시각과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불명예를 안게 된다는 점에서 ‘박수칠 때 떠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일 포스코그룹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는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단독으로 우선 심사를 받을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신임 후보들과 함께 동등하게 평가를 하기로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했다.

포스코그룹은 현직 회장이 연임 도전에 나서면 경쟁 없이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진행, 적격으로 판단하면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올라 통과 시 연임이 가능한 구조였다. 이를 두고 그간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셀프 연임’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선진 지배구조 TF를 발족하고 ‘셀프 연임’ 개선 방안을 논의, 이번 개선안에는 현직 CEO에 대한 우선 심사 기회 규정을 변경해 연임 도전 시 다른 후보와 함께 심사를 받는 내용이 새롭게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 룰’이 확정되면서 최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7월 선임된 최 회장은 2021년 연임에 성공, 현재까지 5년 5개월째 포스코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사규에 따라 만료 3개월 전인 이달 중하순까지는 이사회에 진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

연임 성공 시 최 회장은 역대 포스코 회장 최초의 3연임을 달성하게 된다. 이번에 ‘선임 룰’을 손본 것도 ‘연임에 도전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논란의 소지를 해결하고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다른 후보와 경쟁 이후 탈락하면 ‘불명예’를 안게 된다는 점은 부담이다. ‘박수칠 때 떠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올 3월 퇴진한다면,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최초로 임기를 모두 채운 회장으로 남게 된다. 그간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아름다운 퇴진’을 하지 않겠냐는 말이 오갔다.

최 회장은 임기 내내 친환경 미래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를 주도하면서 전통 철강사인 포스코의 대전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차전지 소재의 원료부터 양·음극재 등 최종 소재까지 모두 공급할 수 있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한편, 수소환원제철로 대표되는 수소 관련 사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차기 회장 후보로 그룹 내부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외부에서는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꾸준히 거론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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