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역할과 책임에 막중함을 가슴 깊이 느낀다. 우리 주변의 이웃과 함께 성장하고 사랑받아온 금융회사 CEO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어 가겠다”

21일 양종희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은 이와 같이 취임사를 전하며 이날 오전 9시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신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양 회장은 1989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사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후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약 20년간 근무하며, 2008년엔 서초역지점장을 했다.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 시절,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KB금융의 비은행권 부문을 강화했다. 

이어 2016년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은행 업무를 겪은 후 보험사에 와서 익숙했던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며 KB손해보험을 KB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KB를 리딩뱅크 자리에 올려놓는데 크게 기여한 바를 인정받으며 2016년부터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를 맡고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2021년 KB금융지주로 옮겨 보험‧글로벌 등을 관장하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2022년 디지털부문과 정보통신기술(IT)부문을 이끈 뒤, 올해 1월부터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부문, 중소기업‧소상공인(SME)부문 부회장직을 맡았다.

양 회장은 처음으로 내부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 회장이 됐다. 그럼에도 금융지주의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던 이유는 ‘전문금융인’이며 그룹 내 은행, 보험, 금융지주의 전략과 재무통으로 활약했던 경력이 한 몫했다. KB 소속 여러 계열사를 거치며 두루 경험을 쌓아온 것이다.

지난 9월 양 회장(당시 부회장)은 KB금융지주 회장 단독 후보자로 내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저 같은 행원 출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KB금융의 인사에 나름의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2016년 당시 KB손해보험 사장을 역임하며 ‘보험 경력 없는 CEO’라는 주변의 우려를 종식시켰다. 비은행 수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와 끊임 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을 언급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상생금융에 대한 언급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 그는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고민함과 동시에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보자”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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