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공사비 인상 공문 발송…총 3763억원 증액 요청
사업조건 변동에…대조1구역 투자자, 채권 양수‧양도 진행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조감도. 사진=대조1구역 조합 홈페이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조감도. 사진=대조1구역 조합 홈페이지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이 공사비 인상안을 조합에 요청하면서 사업조건이 변경됐지만 별 탈 없이 지난달 말 조합원 계약이 완료됐다. 프로젝트 조건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재구조화도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6일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에 설계변경 및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공사비 인상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비를 3.3㎡당 기존 517만원에서 839만원으로 62.3% 올려달라는 내용이다. 총 공사비는 9570억원으로 기존 공사비에서 3763억원 증액할 것을 요청했다.

공사기간은 기존 착공 후  39개월에서 48개월로 연장키로 했다. 대조1구역 조합원들은 공사비 인상 요청에도 지난달 30일 분양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조1구역은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조동 일원 11만2000㎡를 재개발해 지상 최고 25층 총 28개동, 2451가구 아파트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서울 강북권 최대어로 꼽힌다.

앞서 대조1구역은 조합장·임원 전원 직무집행정지 등 내분으로 1년 넘게 집행부가 부재했다. 이로 인해 1800억원가량의 공사비가 미지급되면서 올해 1월부터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5개월간 멈췄던 공사는 지난 6월 재개됐다.

공사비용과 기간이 달라지면서 PF 구조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유동화회사(SPC) 헤베제일차는 지난달 26일 기존에 발행한 1059억원 규모 ABSTB(자산유동화단기사채)의 만기가 돌아오자 이를 상환했다. 헤베제일차는 2399억원 규모의 대출을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에 실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단기사채인 ABSTB를 이번에 상환한 것. 유동화사채(ABS)의 경우엔 1340억원의 대출이 남아있다. 만기는 2027년 4월 7일이다.

헤베제일차가 ABSTB를 상환함에 따라 차환발행은 중단됐다.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대출채권 매입, 사모사채 인수 및 자금보충 의무도 없어졌다. 사업의 조건이 달라지자 투자자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채권 양수‧양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올 2분기 기준 대조1구역 사업장에 총 한도 5160억원의 65% 수준인 3401억원 규모의 PF 보증을 서고 있는데,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보증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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