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식품가치사슬 구축에 HMR 부진
‘어린이 HMR’ 푸디버디 성공 사례 주목
시장점유율 확대위한 판촉비 확대세

하림 본사 전경. 사진=허서우 기자
하림 본사 전경. 사진=허서우 기자

하림그룹이 축산 사업을 넘어 식품, 유통 등 식품가치사슬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더미식’ 브랜드를 비롯한 HMR(가정간편식)에서는 낮은 인지도로 인해 약세를 보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영유아 식품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하림의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

푸디버디는 하림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브랜드로 합성첨가물을 없애고 자연 식재료를 사용한

어린이식 브랜드다. HMR이 값싼 재료를 활용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국내산 유기농 쌀과 한우, 국내산 생계육·생돈육 등을 활용했다.

육아채널로 활용되는 맘카페에서 푸디버디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푸디버디 어린이라면은 출시 4개월 만에 700만개가 판매될 정도다. 또 어린이의 성장주기에 맞춘 나이별 표기를 통해 카테고리를 체계화한 것도 호평받고 있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가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챙겨줄 수 있다는 컨셉과 함께 하림의 품질 높은 제품력을 내세웠다. 별다른 반찬 없이 편하게 아이에게 먹일 수 있는 ‘원밀(One-Meal)형’ 제품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의미다.

하림은 즉석밥, 덮밥소스, 라면, 핫도그, 국물요리 등에서 푸디버디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하림의 푸디버디 브랜드가 성공세를 달리는 것과는 반대로 주력 HMR 브랜드 ‘더미식’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림그룹은 주력 계열사 하림산업을 통해 HMR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280억원을 투자해 전라북도 익산시에 육가공 2공장을 준공해 HMR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더미식 브랜드가 출범한지 4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시장 내 영향력은 미미하다.

하림산업의 올해 상반기 식품 매출은 398억원이다. 이는 전년도 상반기(290억원) 보다 100억원 늘어났으나 더미식 브랜드 부문인 면과 쌀가공 식품 매출은 줄었다. 구체적으로 하림산업 식품부문에서 면과 쌀가공 식품은 각각 14.2%, 17.5% 매출이 감소했다.

저조한 매출이 증명하듯 더미식 브랜드의 HMR 시장 점유율도 낮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3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하림의 면류 국내판매액은 219억원으로 시장순위 15위이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림그룹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장인라면의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그 결과 하림산업의 판관비(광고선전비·운반비·급여비용 포함)는 2022년 348억원에서 2023년 642억원으로 뛰었다.

늘어난 비용뿐만 아니라 잦은 리더십 교체도 일어나고 있다.

하림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B2C 식품 분야를 키우면서 사업에 뛰어들면서 식품사업 부문 대표를 선임하면서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실적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식품사업 부문 대표들이 자주 교체되고 있다. 2019년 12월 이강수 전 공동대표 선임 후 약 5년동안 수장이 4번 교체됐다. 대표의 재직 기간도 1년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근에도 하림산업 식품사업부 수장을 맡은 민동기 대표가 물러나면서 김기만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식품과 HMR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지만 타사에 비해 낮은 인지도로 성장세가 저조하다”며 “제품을 알리기 위한 비용도 확대되고 있어 하림그룹의 고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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