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KDB생명 후순위채 발행
“조달 자금 자본건전성 확보”
“금리 인하·연말 전 마무리하고 싶은 동기 작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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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최근 잇따라 후순위사채(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8일 메리츠화재는 6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사채 증권을 발행한다. 이어 29일 한화손해보험(3500억원), 30일엔 KDB생명(2000억원)이 후순위사채 증권을 발행한다. 내달엔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3000억원)을, 흥국화재는 후순위사채(2000억원)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 발행에 나서는 데엔 조달받은 자금이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보험사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을 높이기 위한 자본확충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킥스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가용자본이 많을수록 비율은 증가하며, 이 가용자본에 자기자본이 포함된다.

보험업계는 올해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장기선도금리(LTFR)가 지난해 4.8%에서 올해 4.55%로 조정되면서 할인율이 낮아져 부채부담이 늘어났다. 

실제로 올 1분기 할인율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가 증가 등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10조3000억 감소했고, 기초가정위험액 시행에 따라 요구자본이 2조4000억원 늘어나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232.2%에서 1분기 말 223.6%로 8.6%p 감소했다. 경과조치 전 비율도 7.4%p 줄었다.

게다가 금감원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보험부채를 경제적 실질에 맞게 할인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손보는 “최근 금융감독원 부채 할인율 인하의 영향으로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했고, 올 3월 기초가정위험액 시행에 따른 운영리스크 증가로 지급여력기준금액은 증가하는 등의 요인으로 국내 보험업계전반의 킥스비율이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며 “이번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킥스비율 증대를 통한 자본건전성 확보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준 금리 인하가 예정된 만큼 그 전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인하되면 요구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의 조달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며 “8월 중순 이후 점차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양상으로, 특히 일정상 9월에는 국내적으로는 추석 연휴와 국외적으로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이전에 발행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발행을 서두르는 이유엔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확대되기 이전에 발행해야겠다는 관점과 시장금리가 충분히 하락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며 “또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통상 조달 금리(스프레드)나 수급적인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는 연말 시장을 피해 서둘러 마무리하고 싶은 동기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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