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유산균 막걸리 개발·상용화 이끌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매출 성장률 급등
“K푸드 열풍에 K주류 인기…경쟁력 충분”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이 국순당 제품을 손에 들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이 국순당 제품을 손에 들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전세계에 케이팝(K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식문화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전통주 대표기업인 ‘국순당’도 해외수출 규모를 늘리며 K주류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국순당의 해외성과를 이끌어낸 ‘발효제어 기술’ 개발자인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을 만나 전통주의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지난 23일 국순당의 강원도 횡성양조장에서 만난 박선영(50) 국순당 생산본부장은 전통주에 대한 애정과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온 인물이다. 생명공학이 전공인 박선영 본부장은 2002년 국순당 연구소에 입사해 연구소 주류개발팀장을 거쳐 현재 국순당 생산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선영 본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순당의 해외 매출 성장률은 크지 않았지만 2021년 이후 해외매출은 1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라며 “미국과 일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높으며 최근 들어 K팝의 인기를 타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의 매출 성장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순당의 2020년 해외매출액은 79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117억원, 2022년 13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높은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박 본부장이 제시하는 전통주의 글로벌 경쟁력은 K팝으로 인해 친밀성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 본부장은 “외국 분들과 막걸리 시음을 하다보면 자연스러운 음식 문화 중 하나라고 평가를 많이 내린다”라며 “위스키 등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통주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보기에 막걸리 등 제품을 보면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나라에는 관련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K팝이 인기를 끌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막걸리 등도 OTT 등을 통한 노출이 잦아졌다. 덕분에 세일즈 포인트가 추가됐다”고 했다.

국순당 제품군. 사진=신용수 기자
국순당 제품군. 사진=신용수 기자

국순당에 따르면 과거에는 교민이 많은 미국과 일본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K팝 인기에 따라 타 지역 판매가 늘어나면서 복숭아, 바나나 등 향이 추가된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긴 유통시간을 감당하기 위한 기술력은 필수적이다. 박 본부장은 생막걸리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시키는 발효제어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발효시 생성된 탄산의 시원함이 생막걸리 특유의 새콤한 맛과 어우러져 목넘김을 할 때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이 기술을 통해 완전 밀폐캡 사용이 가능해졌고 국순당 제품의 해외 수출을 위한 유통기한 확대가 가능해졌다.

박 본부장은 “호주까지 제품을 유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5일이 걸린다”라며 “발효제어기술을 통해 막걸리 내 유산균, 효모의 미생물 활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억제해 유통 중 제품 변질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제품 공급이 가능해졌다”라고 했다.

국순당은 전세계 50여개 국가에 백세주와 막걸리 등 전통주를 수출하며 K주류와 음식문화를 알리고 있다. 2020년 전통주 업계 최초로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이후 2021년 7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3년연속 수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전통주 업계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박선영 본부장이 개발한 제품으로는 ‘1000억 유산균 막걸리’가 있다. 국순당이 2018년에 개발한 유산균 강화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 프리바이오틱스 물질인 프락토올리고당이 추가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달한 입맛으로 인기를 끈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시리즈는 출시 이후 5년 동안 총 850만병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순당의 기술 개발(R&D)은 과거 전통주를 복원하는 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순당의 복원주 사업으로 재탄생한 이화주와 송절주 등은 큰 인기를 끌 정도다.

게다가 국순당은 고문헌을 통해 전통주를 복원하면서 기술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다.

박 본부장은 “전통주 복원으로 제품화도 이뤄지지만 발효제어기술의 경우도 전통주 복원을 통해 이뤄졌다”며 “우리나라 발효 전통주의 기술을 한단계 올리기 위한 차원에서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국순당은 전통주 복원사업과 함께 우리술 역사와 문화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국순당 횡성양조장에 위치한 주향로(酒香路)는 ‘술 향기 가득한 길’을 의미하며 올바른 우리 전통술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운영 중이다. 이곳은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대한민국 대표 지역문화유산인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명소다.

전통주 관련 전시물도 눈길을 끈다. 신라 귀족들의 술자리 놀이기구인 주령구 모형과 조선시대 술병부터 50여년전 막걸리 병, 누룩 틀 등 술을 빚던 옛 도구 등이 우리 술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과거 각 지역에서 생산된 전통주를 소개하는 전통주 지도는 우리나라 가양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야외에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술 담그던 옛 항아리 등이 전시돼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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