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봉작…영화 ‘리볼버’ 라운드 인터뷰서
“코미디는 인간 군상 표현의 반작용”

오승욱 감독.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오승욱 감독.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오승욱 감독이 지금의 ‘오승욱표 영화’를 만든 동기로 작중 죄의식이 결부된 여러 작을 언급했다. 고전도 있고 그가 어릴 적 읽은 일본 만화도 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리볼버’의 연출을 맡은 오 감독과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이 영화는 수억원 보상을 보장받고 이에 다른 죄까지 모두 뒤집어쓴 비리 경찰 하수영전도연 분이 주인공인 이야기. 출소 후 수영은 그 약속된 대가代價를 되찾기 위한 집념의 추적을 벌인다. 오는 7일 개봉 예정.

조직 폭력배 출신 번개안성기 분는 고향 주문진에 온 형사 해식박신양 분을 동생 해철로 오해해 그를 끔찍이 보살핀다. 혜경전도연 분은 영업부장 영준으로 위장한 재곤김남길 분에게 “영준 씨는 믿을 만한 사람이에요?”라는 질문을 한다. 실은 재곤은 그녀의 남자친구를 뒤쫓는 형사다.

각각 오 감독 전작인 영화 ‘킬리만자로’2000, ‘무뢰한’2015에 등장한 믿음과 의리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신의’에 관한 내용이다. 전자는 형 해식을 같은 조직 폭력배였던 쌍둥이 해철로 오인한 일방적 의리고, 후자는 혹 이 남자가 지금의 탈출구가 될지 모른다는 희망 섞인 믿음이다. 신작 ‘리볼버’에서도 이는 변주로 반복된다. 주인공 수영은 사건 공모자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약속받는다. 하지만 그 믿음은 여타 클리셰처럼 출소와 함께 흔적도 없이 휘발된다.

본인에게 믿음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오 감독은 죄를 지으면 가장 먼저 파괴되는 게 그것 아니겠냐며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조지프 콘래드의 ‘로드 짐’, 타카모리 아사오카지와라 잇키의 ‘내일의 죠’ ‘타이거 마스크’를 잇달아 소개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내 정신세계를 구성했고, 이제 보니 몸 안에 세포처럼 자리한 작품들”이라며 “죄지은 인간이 더 이상 죄를 안 짓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이것 하나만이라도 잘 다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감독은 “계속 범죄 영화를 만드는 건 다른 이유가 없다. 인간을 보다 설득력 있게 그리고 싶다는 야망 때문”이라며, “전작과 비교해 코미디성이 강해졌다고들 말씀하시는데, 인간의 제일 취약한 부분과 그로 인한 등장인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 그래서 그렇게 비쳤지 싶고, 덕분에 인간 군상의 어떤 면이 마지막에 잘 보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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