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전환 준비…하이브아메리카 대표 등 역임
박지원 체제 ‘연 매출 2조원’ ‘어도어 사태’ 명암 확실
하이브가 신임 최고경영자이하 CEO에 박지원 대표이사 후임으로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이하 CSO가 내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표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하이브는 이 인선을 리더십 전환 프로젝트로 부르며 올 초부터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재상 대표 내정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 현대자동차, 구글을 거쳐 지난 2018년 하이브 전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혁신성장책임자CIGO, 하이브 CSO, 하이브아메리카 운영총괄책임자이하 COO,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사업 전략 및 투자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하이브의 사업 구조인 ‘레이블-솔루션-플랫폼’을 설계하고 안착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유수 레이블 및 기술 기업 인수합병M&A과 하이브 기업공개IPO 절차를 주도했다. 하이브는 “이재상 대표 내정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의 전략 수립, 운영 경험까지 두루 갖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라며 “하이브의 성장에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달했다.
한편 하이브는 박 대표의 사임 이유에 관해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신성장 전략이 새 리더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원론적 답을 내놨다. 박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앞으로도 하이브의 구성원으로 남겠다며, 회사 미래에 계속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선에 앞서 24일 머니투데이방송은 박 대표가 최근 하이브 계열사 중 한 곳의 투자 유치 작업을 일단락한 후, 거취를 주위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해 넥슨코리아 CEO와 넥슨재팬 글로벌 COO 등을 지냈다. 2020년 5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헤드쿼터HQ CEO로 합류, 상장 그다음 해인 2021년 방시혁 의장에 이어 하이브 CEO를 맡았다.
박지원 체제의 성과로는 ▲멀티 레이블 고도화 ▲미국 이타카홀딩스 인수 등이 손꼽힌다. 지난해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중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기록하며 역사를 다시 썼다.
어도어와의 내부 분쟁이라는 암暗도 있다. 지난 4월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가 주장한 경영권 탈취 시도 등을 해명하며 방 의장 및 박 대표와의 메시지를 공개한 바 있다. 민 대표가 언급한 “개저씨”라는 멸칭이 대중에 화제가 되면서, 하이브가 그간 쌓아 온 프리미엄 이미지에 큰 손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두고 박 대표가 과거 그가 몸담았던 게임 업계의 경영을 소위 엔터계에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 원인이라는 사후 약방문이 함께 쏟아졌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