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순손실 38억원...결손누적(606억원) 주식발행초과금(626억원) 육박
“미국진출 본격화 위한 자금조달...최대주주도 100% 구주주 청약 참여”

인공지능(AI) 의료진단 기업 제이엘케이가 자본 고갈을 앞두고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됐다. 올해 1분기까지 주식발행초과금의 대부분을 적자 누적으로 까먹으면서 추가 자본확충이 없다면 자본잠식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악재로 인식한 듯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다. 제이엘케이 측은 조달자금을 활용해 미국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며, 최대주주 김원태 이사회 의장 역시 모든 보유지분에 대해 구주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제이엘케이는 전거래일(12일) 48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발행가 9350원 기준 발행 신주규모는 513만3698주다. 구주 1주당 약 0.32주를 배정하게 된다.

구주주 대상 청약은 오는 9월 25~26일이며, 실권주에 대해서는 같은달 30일 및 10월 1일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발행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제이엘케이는 조달자금을 ▲시설자금 50억원 ▲운영자금 280억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 150억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제이엘케이는 유상증자 이후 1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진행한다. 앞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역시 자동적으로 참가됨에 따라 유무상증자 이후 총주식수는 약 1.6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당장 제이엘케이의 유무상증자를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제이엘케이 주가는 전일 대비 21.87% 하락한 1만9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재무적으로 한계에 달한 기업이 궁여지책으로 선택하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발행사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팔기 위해 기준주가 대비 과도한 할인율을 책정하며, 이에 따라 시장의 눈높이 역시 낮아진다.

제이엘케이 역시 극심한 자금난 속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 모습이다. 제이엘케이는 올해 1분기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606억원에 달하며 주식발행초과금 626억원 중 대부분을 까먹었다. 작년말까지만 하더라도 결손규모가 568억원 수준이었으나, 올 1분기 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사실상 자본 대부분이 고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본총계가 올해 첫 분기만에 117억원에서 89억원까지 줄어들었는데, 1분기 수준의 적자가 두어 차례 누적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진다.

부채를 포함한 1분기 보유 현금성 자산규모는 76억원 수준인데, 올해 미국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셈이다.

결국 주주배정 유증으로 급락한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진출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이엘케이는 현재 대부분의 매출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 매출실적이 1억원 남짓한 수준에 그쳤다. 재작년과 작년 각각 34억, 25억원 규모의 매출을 낸 것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는 사실상 내수 부분 성과가 바닥을 쳤다. 회사의 사활을 미국 진출에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회사는 이달 전립선암 AI 솔루션의 FDA 시판 전 허가 승인을 얻었다. 올해 5개 AI 솔루션의 미국 FDA 승인 신청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회사 측의 가이던스(실적 전망)대로 매출 성장이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관측된다.

제이엘케이의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에 따르면 2024년도 회사 매출액은 내수로만 100억원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전망이었으나, 1분기 실적이 크게 고꾸라지면서 기대치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아울러 회사 측은 2028년도 기준 미국에 8개의 솔루션을 진입시킴으로써 시장점유율 12% 및 매출액 6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미국내 쟁쟁한 주요 경쟁사들 속에서 두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현재 제이엘케이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수준인 반면, 미국의 AI 의료진단 부문 주요 기업의 경우 ▲Viz AI 약 1조6500억원 ▲Rapid AI 약 1조원 ▲Heartflow 약 3조300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미국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자금조달”이라며 “최대주주인 김원태 이사회 의장 역시 지분율(23.74%) 전체에 대하여 구주주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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