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겪는 원희룡...나경원과 단일화 논의하나

국민의힘 윤상현(오른쪽부터)·한동훈·원희룡·나경원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오른쪽부터)·한동훈·원희룡·나경원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른바 ‘분당대회’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칭해 ‘친윤석열계(친윤계)’로 불리는 원희룡 후보 진영과 ‘친한동훈계(친한계)’로 불리는 한동훈 후보 진영의 대립이 격화된 까닭이다.

실제로 당권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윤상현 후보는 지난 14일 “전당대회가 분당대회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당이 갈라지고 당원들이 사분오열되고 있다”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괴멸적 참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가기 위해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면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여전하게 유리한 한동훈...‘당권’ 잡으면 용산과 대립각?

국민의힘 한동훈·원희룡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원희룡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 = 분당대회’의 중심에는 한동훈 후보가 존재한다. 친윤계에서는 ‘한동훈이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고, 이는 국민의힘 분당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 등이 ‘윤석열 지키기 프레임’을 가져가는 것이 이러한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김건희 여사의 ‘문자 읽씹 논란’이다.

원 후보는 1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읽씹 논란’에 대해 “(대통령) 영부인과 비대위원장 사이에 이 문제를 얘기하게 된다면 이게 사적 채널인가? 아니다”라며 “자기는 절대로 옳고,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다른 사람을 악역으로 만들고 자기만 절대 옳은 걸로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원 후보는 “만약에 (당무개입 논란이 걱정됐으면) 그러면 대통령님이나 영부인한테 문자를 안 했더라도 ‘찾아뵙겠습니다’해서 관저나 집무실 가서 대통령께 ‘영부인이 이런 의사를 표현하셨는데 어떻습니까?’(하고) 이걸 풀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또 “(한 후보에게) 심각한 문제제기가 된 것이다. 당정관계, 그리고 특히 한 후보가 채상병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무혐의가 나왔지 않나”라며 “당정관계 안정과 당이 뭉쳐서 특검과 탄핵을 저지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알고 계신 분들은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지난 TV토론 당시 한 후보와의 설전에 대해 언급하며 “정치 경력 25년에 처음 겪어보는 스타일"이라며 "말을 하는데 계속 끼어들고 옆에서 쫑알쫑알하고 그래서...”라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원외 인사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생결단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당원들도 과거에 믿었던 분들, 기대했던 분들의 모습을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실망감을 많이 느끼는 그런 것들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전대 판세에 대해서는 “지금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 선거가 결선으로 가지 않고 1차에서 끝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럴 가능성도 있다. 지금 흐름으로 보면”이라고 답했다.

◆어려움 겪는 원희룡...나경원과 단일화

국민의힘 원희룡ㆍ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원희룡ㆍ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과열되는 것은 ‘한동훈 대세론’이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용산은 물론 친윤계 내부에서도 한동훈 대세론이 꺾이지 않으면서 무리한 ‘마타도어’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당대회 끝가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당선 되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는 물론 당 내부 관계도 상당히 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심에서는 원희룡, 민심에서는 한동훈’이라는 공식이 깨진지 오래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70명에 가까운 현역 국회의원이 원희룡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조직 동원’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의원 동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회의원이 투표 강요나 ‘원희룡 선택’을 강제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른바 ‘친윤’에서는 ‘나경원·원희룡 단일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13일 원 후보와의 연대론과 관련해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을 하기보다는 사퇴가 낫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데 이어, 15일에도 “인위적인 단일화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여론 추세나 이런 것에 비춰 (자연스럽게) 나를 지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SNS에서도 “원 후보는 사실상 내가 하려고라기 보다는 저 사람 막으려고 당 대표 선거에 나온 후보에 가깝다. 그렇다면 한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보태는 것이 옳다”고 했다.0

원희룡 후보 역시 자신이 후보가 되는 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결선 가능성이 높은데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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