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산하 바이오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위탁생산(CDMO) 글로벌 톱10 수준의 독일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도약에 나선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독일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7500만유로(1120억원)의 신주를 포함해 회사 지분 60%를 3390억원에 한다”며 “주식 취득 완료 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최대주주가 된다”고 말했다.

클로케 그룹도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40%를 유지하고 760억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신규 확보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2630억원의 보유 현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앞으로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클로케 그룹은 IDT 바이오로지카를 공동 운영하며 경영 안정성을 도모할 예정이다. 얀센 등 등 15개 글로벌 제약회사 및 기관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백신·바이오의약품 전 영역의 원액·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직원 규모는  1800여명이다. 독일 정부와 넥스트 팬데믹(코로나19 등의 유행병)을 대비하며 향후 5년간 연간 8000만 도즈의 비축 물량 계약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cGMP(미국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국내 백신 산업 역사상 최대 투자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를 통해 미래 성장전략을 본격화할 계기도 마련하게 됐다”며 “최고 수준 제조·R&D 인프라 즉시 확보, 넥스트 팬데믹 대응 위한 글로벌 공급망 확장, 뉴바이오(New Bio) 사업 즉각 진출 및 잠재적 생산 기반 확대에 따른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실행 가속화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던 2022년 3억1200만 유로(약 4660억원)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약 2억7500만 유로(약 4100억원)의 매출을 냈다.

다만 IDT 바이오로지카의 낮은 가동률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는 1억5300만 도즈의 CAPA를 갖고 있으나 가동은 5700만에 그친다”라며 “ 빠른 시간 내 가동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글로벌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며 우수한 CMO 및 CDMO 역량을 입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인 안동L하우스에서 진행한 제조 시설은 유럽EMA가 승인하는EU-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획득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