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돌풍’ 제작발표회…28일 공개
박경수 작가 “창작일 뿐 풍유나 은유 아냐”

배우 김희애(왼쪽부터), 박경수 작가, 김용완 감독, 배우 설경구. 사진=연합뉴스
배우 김희애(왼쪽부터), 박경수 작가, 김용완 감독, 배우 설경구. 사진=연합뉴스

“정치 드라마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지 어느 하나를 풍유하거나 은유하려고 쓴 건 아닙니다.” SBS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를 통해 이른바 ‘권력 3부작’을 선보인 박경수 작가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돌풍’ 제작발표회에서 “나도 대중도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만큼 정치 현안이 유사할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작가는 항일시인 이육사의 시 ‘광야’에 등장하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나는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을 믿지 않는다.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우리들끼리 조금씩 고쳐 가면서 쓰는 게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나 역시 그런 초인을 기다릴 정도로 현실이 답답하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 드라마에서라도 ‘초인이 이 세상을 쓸어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시리즈는 부패한 권력을 뿌리째 뽑아 버리고 싶은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의 작품. 재벌과 결탁한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치판을 바꾸려는 국무총리 박동호 역에 배우 설경구가 출연한다. 비중 있는 역에 한해 국내 드라마 출연은 1994년작 MBC ‘큰언니’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작가의 필력에 반했다면서도 “익숙지 않은 현장”이라 그 글을 망칠지 걱정됐다는 설경구는 “나도 걱정했고 주변에서도 걱정했다. 첫 촬영 때도 긴장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촬영감독과 조명감독이 같이 영화를 했던 스태프더라. 거기서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그 이후로는 ‘그동안 왜 안 했지?’ 싶게 재밌게 찍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희애는 부패하고 타락한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을 연기한다. 넷플릭스 ‘퀸메이커’, 영화 ‘데드맨’에 이어 이번까지 정치 소재 작에 연달아 출연하는 것에 관해 그는 “전에는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설계자 역할을 맡았다”며 “‘돌풍’의 정수진은 3선 국회의원을 거쳐 경제부총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야말로 ‘찐’ 정치인”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한국 드라마에 이런 캐릭터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대리 만족을 했다”고 덧붙였다.

“저는 몰락하는 인간을 그리는 작가예요. 모든 몰락을 사랑하죠. 불가능한 꿈을 꾸고,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끝까지 몰아붙이고, 결국 몰락하고 마는 이에 관심이 많아요.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고, 박동호도 그것의 변주죠.” 박 작가의 말이다. 오는 28일 넷플릭스 공개.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