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유열·BGF 홍정국·코오롱 이규호
주총서 각각 사내 등기이사로 입성 예정
실적 책임지는 주요 자리…책임경영 강화

유통업계 오너가 2·3세가 승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사회로 입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 사진=각사
유통업계 오너가 2·3세가 승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사회로 입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 사진=각사

유통업계 오너가 2·3세가 승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사회로 입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유통업계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오너가 2·3세가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책임경영을 나서는 모양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 등이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로 신규 진입한다.

롯데그룹의 차기 후계자가 유력한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신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일본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2년초에는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선임됐고 2023년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다음해에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발탁됐다. 임원 직함을 달았지만 등기임원을 달게 된 것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처음으로 경영 보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등기 임원과는 달리 등기 이사는 기업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진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모두 올해에 새롭게 만들어진 부서다. 롯데의 후계자인 신 전무에게 신사업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측은 신 전무의 인사에 대해 이사회 결원에 따른 후속 조처라는 설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하종수 상무 등이 맡고 있었으나 하 상무 등 기존 사내이사들이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공석을 신 전무가 채운 것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유망 업종이나 바이오 부문을 맡고 있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으로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10을 목표로 공장과 부지까지 확보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바이오 산업을 메타버스·수소에너지·2차전지소재 등과 함께 4대 신성장 영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중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후계자인 신 전무가 사내이사까지 맡으며 핵심 사업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때문에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오너가 인물이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BGF리테일의 유력한 차기후계자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BGF리테일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1982년생인 홍 부회장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대학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한 뒤 BGF리테일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으며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BGF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2020년에 BGF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고 지난해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BGF는 홍 회장의 장남인 홍 부회장이 유통 부문을 맡고 차남인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이 소재 부문 등 신사업을 맡고 있다. 그러한 홍 부회장이 BGF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의 지난해에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회장이 유통 부문인 BGF리테일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사업 특성과 기반이 다른 BGF에코머티리얼즈 등 비유통부문이 BGF그룹에서 분리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패션과 소재, 건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그룹도 오너가의 이사회 진입이 이뤄진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오너4세’ 이규호 부회장은 지주사 코오롱과 주력 계열사 사내이사에 선임된다.

코오롱은 오는 28일 정기주총에서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또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신규 사내이사에도 오를 예정이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을 거쳤고 지난해말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에 올랐다.

코오롱그룹 오너 일가가 코오롱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건 5년 만이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19년에 ㈜코오롱 대표이사 직책을 내려놨다.

이 부회장이 지주사뿐만 아니라 계열사에도 사내이사로 참여하게되면 그룹 전반에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아직까지 코오롱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코오롱의 1대 주주는 49.74%를 보유한 이 명예회장이다. 이 명예회장은 2018년에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이 부회장에게)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하며 경영능력 입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오너가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외에 재선임 건도 이번 주총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농심은 오는 22일 주총을 열고 신동원 농심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대상홀딩스도 같은날 주총을 열고 임세령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28일 주총을 열고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사내이사로 재선임을 논의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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