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조욱제·종근당 김영주·동아쏘시오 정재훈
대웅제약 이창재·SK바사 안재용 등 임기만료
‘오너가’ 녹십자 허은철·일동제약 윤웅섭 연임 유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상정된 제약바이오 CEO들. 사진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사진=각사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상정된 제약바이오 CEO들. 사진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사진=각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부에 이목이 쏠린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체적인 실적 호조가 나타난 가운데 CEO 상당수가 연임할 전망이나 소폭 변화가 이뤄지는 곳도 있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주요 업체의 정기 주총이 개시된다.

먼저 유한양행은 오는 15일 주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논의한다. 유한양행은 오너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조 대표는 2021년 3월부터 대표를 맡았으며 임기만료는 오는 3월까지다. 재선임 시 임기 3년이 추가된다.

조 대표 체제에서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렉라자’를 개발했고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 확대까지 이뤄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까지 렉라자를 무상 공급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8590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4.7%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전년보다 57.6% 늘었다.

이에 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유한양행은 직제 유연화 차원에서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에 나선다.

종근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김영주 종근당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동하 종근당 기획팀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을 논의한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 대표 이사로 선임됐으며 이후 3연임에 성공하며 9년간 종근당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 체제에서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 김 대표의 연임이 유력할 전망이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1조6694억원으로 전년(1조4883억원) 대비 12.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99억원에서 2465억원으로 124%나 급등했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는 오는 29일 등기임원이 만료된다. 그는 지난해 4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늘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조1319억원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정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자회사에 동아ST와 동아제약이 있고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있는 구조다.

6년간 대웅제약에서 글로벌 사업과 R&D 영역을 이끌어온 전승호 공동 대표는 이달 퇴임한다.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통상적으로 ‘임기 3년+중임’ CEO 체제를 택하고 있어 전 대표의 건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된다.

앞으로 전 대표는 대웅인베스트먼트와 아피셀테라퓨틱스 대표로 회사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공동대표 자리와 사내이사 자리에는 각각 박성수 나보타 총괄부사장과 박은경 전문의약품 마케팅본부장이 채울 예정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각자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은 상정돼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사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인물로 재선임이 유력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오는 31일 등기임원이 만료된다. 그는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 출범부터 회사를 이끈 인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미 2021년에 한차례 연임했고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을 주도하고 있어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에 영업손실은 12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안 대표는 백신 사업 강화와 대규모 R&D 투자로 중장기 성장계획을 제시하고 있어 경영의 연속성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오너가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GC녹십자와 일동제약에서는 재선임이 예정돼있다.

먼저 GC녹십자의 오너 3세 허은철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도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의결된다. 고 허영섭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허 대표는 GC녹십자의 숙원과제인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미국 진출을 앞뒀다. 혈액 제제는 헌혈 등을 통해 수집한 피를 분리·정제해 유용한 단백질을 뽑아내고 이를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의 치료제를 뜻한다. 미국의 혈액제제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해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아쉬웠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조6266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이는 전년대비 4.9% 감소한 것이다. 또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57.6% 줄어든 3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일동제약도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이후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일동제약은 연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영업손실은 2021년 555억원, 2022년 735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53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일동제약은 지난해 5월 구조조정으로 1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11월 물적 분할로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키는 등 경영쇄신에 집중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OCI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주총을 통한 경영권 분쟁이 빚어지고 있다. 오너가 형제들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주총에서 자신들을 비롯한 총 6명을 한미사이언스의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이들을 이사회에 포함할지는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다뤄질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