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 쇼크 배경 두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실소’

사진=엘앤에프
사진=엘앤에프

한국거래소의 신규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확정한 엘앤에프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이 대규모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리튬 가격의 하락 요인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고, 대규모 적자에 따라 엘앤에프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4894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올 4분기 매출은 약 6468억원, 영업손실은 약 2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줄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53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잠정 실적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엘앤에프의 지난해 매출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4% 늘며,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2241억원으로 전년(2022년) 영업이익 약 2654억원에서 대규모 적자 전환하게 된다. 연간 영업이익이 1년 새 무려 4894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엘앤에프 측은 “리튬 가격 폭락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이 2503억원에 이른다”며 “재고자산평가는 외부 요인인 리튬 시세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연초 계획 대비 20% 이상 감소한 판매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1년간 리튬 가격 추이. 출처=한국자원정보서비스
최근 1년간 리튬 가격 추이. 출처=한국자원정보서비스

엘앤에프는 리튬 가격의 하락이 4분기 실적 하락의 주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리튬 가격은 2023년 1월 17일 당시 1kg당 447.5 위안에서 올해 1월 16일 기준 1kg당 86.5위안을 나타냈다. 최근 1년 새 리튬 가격이 417%나 하락했다.

다만, 엘앤에프의 급격한 실적 악화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선 리튬 가격의 하락을 고려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25년 이상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한 한 관계자는 “리튬 가격은 지난해 내내 하락했고, 하락 폭은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컸다”며 “엘앤에프의 주주는 아니지만,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로서 실소가 나온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무지막지한 천재지변 없이 한 분기에 이 정도 규모의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내는 것이 놀랍다. 이 회사가 그동안 회계 처리를 제대로 했었는지 여부도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엘앤에프 측은 “회계법인에 의해 적정하게 처리해 발표한 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2월 초 있을 실적발표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적 현황에 대한 설명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0년 설립된 엘앤에프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2003년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17일 오전 11시 17분 기준 시가총액 3위(7조6483억원)에 올라있다.

엘앤에프의 4분기 어닝쇼크는 주식시장에서 이미 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4분기 실적 공시를 낸 15일부터 17일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상장 이후 21년 만에 코스피 이전 상장을 확정한 것으로,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신규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규정상 상장요건을 충족한다며 코스피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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