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 적자 누적...본업 영업실적은 '반토막'
위기 속 '신작 대박' 노림수...이번엔 다를까

웹젠 홈페이지 갈무리.
웹젠 홈페이지 갈무리.

코스닥 상장사이자 게임 개발·서비스 기업 웹젠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그간 지분투자 손실 누적에 더해 지난해 본업 역시 수익성이 급감한 가운데 게임 개발사 ‘하운드13’에 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게임산업 특성상 한 번 둔화된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작 게임 ‘대박’을 노리는 투자 승부수는 경쟁력 회복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진다.

다만, 그간 웹젠의 전략적투자(SI)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피인수 기업인 하운드13 역시 수년 간 적자를 지속해왔기에 투자업계에서는 마냥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웹젠은 하운드13의 의결권 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22만1161주를 300억원에 취득한다고 4일 공시했다. RCPS 전량을 보통주 전환시 웹젠의 지분율은 25.64%로 하운드13의 박정식 대표(31.30%)에 이어 2대주주가 될 수 있다.

웹젠은 이번 투자를 위해 보유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소모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웹젠은 약 7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투자에만 절반 가깝게 투입한 셈이다. 웹젠 측은 지분취득 목적을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및 시너지 강화’라고 밝혔다.

웹젠의 대규모 투자는 그간 투자 이력을 살펴봐도 이례적 수준이다. 웹젠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총 18건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는데, 100억원을 넘긴 투자 규모는 2013년 단 한 건(웹젠웨스트 193억원)에 불과했다.

과거 18건의 지분투자 성과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수준이었다. 결산된 최근 사업연도(2022년말) 기준 지분투자 대상인 18개 기업의 당기순손실은 140억원으로 확인됐다.

웹젠은 본업 실적에서도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지며 기업경쟁력이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256억원으로 전년동기(1990억원) 대비 약 36%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16억원, 당기순이익은 3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36%씩 감소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 연간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4%, 45%씩 축소됐다.

사실상 이번 투자 성과에 웹젠의 향후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투자를 통해 웹젠이 하운드13의 신작 게임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얻어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작 게임 ‘프로젝트D’가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웹젠의 실질적인 노림수로 평가된다.

하운드13 역시 그간의 개발 게임들이 좋은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2021년도부터 3사업연도 연속으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더 안좋아졌다. 매출액은 104억원, 59억원, 13억원 규모로 연이어 축소됐다. 당기순이익은 적자폭을 계속 확대해 지난해 89억원의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웹젠은 주가 측면에서만 보자면 PBR이 0.8 수준으로 청산가치에 못 미치는 저평가주는 맞다”며 “게임산업 특성상 신작 게임의 성패에 성장잠재력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시장의 기대가 낮은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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