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밝히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진=포스코
2023년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밝히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진=포스코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71%)이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3연임에 도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 회장 선임은 주주 이익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내·외부인에게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후추위 구성원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기구가 공정하고 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는 주주, 투자자와 시장에서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국민연금이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이른바 ‘셀프 연임’ 규정을 폐지하고, 외부 인사로 구성된 후보인선자문단을 신설하는 등 회장 선출 절차를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사외이사 7인 중 6인이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선임됐다는 점, 이들이 회장 후보군을 심사·선발하는 전 과정에서 막대한 권한을 보유 하고 있다는 점 등 공정성 논란 소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후추위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새벽 1시경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김 이사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희재 후추위원장은 “현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라며 “후추위는 현 회장의 지원여부에 관계 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 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KT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태현 이사장도 “KT 사례에 비춰볼 때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공정한 측면이 부족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KT 사례 때 밝힌 바와 같이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며 “인선 단계부터 후보 추천에 이르기까지 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말 국민연금은 KT 대표이사 연임 추진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경선이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연임을 노리던 구현모 당시 대표, 구 대표와 가까운 윤경림 KT 당시 사장이 낙마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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