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이사회서 CEO 선임 규정 개편
최정우 회장 3연임 도전 여부 촉각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9월 8일 서울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9월 8일 서울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포스코그룹은 선진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회장 선임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내일(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그간 TF가 준비해 온 개선 방안들을 논의하고 이를 확정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현직 회장이 연임에 나서면 별도 경쟁 없이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으로 적격 판단을 심사해왔다. 이를 두고 소위 ‘셀프 연임’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돼왔고, 선진 지배구조 TF는 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혀도 다른 후보들과 같이 심사를 받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이번 이사회를 기점으로 조만간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7월 선임된 최 회장은 2021년 연임에 성공, 현재까지 5년 5개월째 포스코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사규에 따라 만료 3개월 전인 이달 중하순까지는 이사회에 진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

포스코 회장직은 전신이었던 포항제철을 창립한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때부터 줄곧 ‘정권 교체 후 중도 퇴임’ 잔혹사를 피하지 못했다. 만일 최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올 3월 퇴진한다면,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최초로 임기를 모두 채운 회장으로 남게 된다. 때문에 그간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아름다운 퇴진’을 하지 않겠냐는 말이 오갔다.

연임하는 방향 역시 기록적인 도전이다. 연임 성공 시 최 회장은 역대 포스코 회장 최초의 3연임을 달성하게 된다. 현직 회장 우선 규정을 손질하고자 하는 것을 놓고 ‘연임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논란의 소지를 해소하고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 회장은 임기 내내 친환경 미래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를 주도하면서 전통 철강사인 포스코의 대전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차전지 소재의 원료부터 양·음극재 등 최종 소재까지 모두 공급할 수 있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한편, 수소환원제철로 대표되는 수소 관련 사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다만 재계 서열 5위 그룹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 출범 후 해외 순방 등 주요 행사에 동행하지 못한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 그룹 내부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외부에서는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꾸준히 거론된다. 즉, 내일 이사회 내용에 따라 최 회장이 연임 도전 시 이들 후보군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

만일 최 회장이 퇴임 의사를 밝힐 경우, 포스코그룹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CEO 승계 카운슬(협의회)’이 가동된다. 이들이 추려낸 회장 후보군은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최종 1인으로 압축돼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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