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8월 누적 해외수주액 전년 동기 比 18%↓…400억달러 달성 ‘적신호’
‘파딜리 증설’ 따낸 삼성E&A가 수주 성적 견인…누적 수주액 60억달러 기록

삼성E&A 사옥 전경. 사진=삼성E&A
삼성E&A 사옥 전경. 사진=삼성E&A

정부의 해외 수주 ‘4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E&A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신규수주를 확보하면서 해외건설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규모는 최근 2년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의 누적 수주액은 179억달러로, 전년 동기 수주액인 219억달러 대비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계약 건수는 403건에서 391건으로 줄었다.

월별 성적도 부진하다. 지난 8월 해외 수주액은 1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29억3000만달러와 비교하면 37% 수준에 그친다. 지난 3월과 4월을 제외한 올해 월간 해외 건설 수주액은 모두 20억달러 이하에 머물렀다. 

지난해 동기 대비 누적 수주액 변화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 75억달러→109억달러 ▲아시아 43억달러→28억달러 ▲태평양·북미 73억달러→26억달러 ▲유럽 6억달러→5억달러 ▲아프리카 9억달러→2억달러 ▲중남미 13억달러→9억달러 등이다.

지난해 중동 수주 비중은 전체의 33.8%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0.7%로 대폭 올랐다.  반면 아시아, 태평양·북미, 유럽 등 중동을 제외한 국가들의 수주액은 뒷걸음질 쳤다. 특히 지난해 33.5% 비중을 차지했던 북미·태평양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해외 수주가 다소 둔화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 정국,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 해외 여러 국가의 전쟁과 국제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리스크가 커진 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상황 속 해외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E&A다. 삼성E&A는 올해 1~8월 60억1000만달러의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의 7배 이상이자, 창사 이래 최대치다.

이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 공사 덕이다. 해당 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했으며,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는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연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성과도 삼성E&A가 이끌 가능성이 높다. 삼성E&A는 하반기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3분기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TPPI 프로젝트(35억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 알루자인 PDH/PP(20억원) 등은 삼성E&A가 기본설계(FEED)를 맡아 설계·조달·구매(EPC) 공사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하반기에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FEED to EPC 안건 가운데 인도네시아 TPPI, 사우디 알루자인 PDH/PP 등이 남아있어 연간 목표의 초과 달성은 물론 목표 상향 기대감이 높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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