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조규홍 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경질론
김종혁, 尹대통령에 “근자감 내세우다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을 두고 여당 지도부에서 의료개혁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책임자 경질론이 제기됐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의 신뢰도 떨어트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 실망시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길 촉구한다”며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당사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의료 공백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은 직접 응급실을 직접 방문하라”는 등의 입장을 내놓으며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여당 내에서는 잘못된 정보로 보고한 참모의 잘못을 지적하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전날 밤 경기 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실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대 증원 등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9번째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당사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당장 크게 국민들을 좌절시킨 분”이라면서 “의사단체들에서 ‘우리는 그 사람과 죽어도 못하겠다’고 한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사실상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해마다 의사를 2천 명씩 증원하는 것을 바꿀 수 없다더니 반발이 격해지자 2025년에는 1천500명만 늘리기로 하고, 2026년부터는 협상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해마다 2천 명씩 의사를 늘리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신뢰를 상실했다. 이쯤 되면 애초에 왜 2천 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경기도 권역응급의료센터 방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아무 문제 없다고 장담한 뒤에 응급실이나 수술실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태는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고위 책임자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의사들을 설득하고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기는커녕, 입장을 바꾸고 말실수을 연발한다”며 “근거없는 자신감을 내세우다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당 내부의 책임자 경질론에 대해 “이 자리에서 언급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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