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폐암 수술 후 호흡기를 꽂고 전경련 회의에 참석한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
1997년 폐암 수술 후 호흡기를 꽂고 전경련 회의에 참석한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26주기를 맞아 조용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SK그룹 경영철한 ‘SK 경영관리체계’(SKMS)를 정립한 인물로, SKMS는 최근 SK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맞물려 재계 안팍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 기일인 26일을 앞두고 지난 24일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가까운 가족이 모여 고인의 26기를 추모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경제의 선지자였던 선대회장의 업적을 되돌아보면서 고인의 리더십을 널리 알리자고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2018년 최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 행사를 마지막으로 그룹 행사는 따로 열지 않고 있다. 다만, 선대회장의 철학을 사내방송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1973년 최종건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맡았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수학한 그는 SK 고유 경영관리체계인 SKMS를 만들었다.

SKMS는 최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이후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 14차 개정안까지 나온 상태다.

최근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와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에서 SKMS의 정신과 적극적인 실천 방안을 잇달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선대회장은한국이 무자원 산유국,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70년대 말 석유 파동 때 중동 야마니 석유상과 협력해 국내 석유 공급을 정상화하고, 황무지에 가깝던 통신 및 바이오 산업에 과감하게 선제 투자했다.

또 ‘인재를 키워야 경제 대국, 일등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라는 철학하에 50년 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평생을 인재 양성에 힘썼다.

1998년 폐암으로 별세하기 직전에는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겨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모든 위대한 조직은 조직 고유의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실천하는 하나의 철학이 있다”며 “(우리에게는)그 철학이 SKMS고, 그것이 우리 SK를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며 “SK그룹은 SKMS가 있기 때문에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도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변화가 일어날 때에는 SKMS를 새로 정의하고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게 왜 중요하냐면 SKMS가 계열사간 공통적인 교집합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MS는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SKMS라는 철학을 통해 구성원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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