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 중 1곳만 100% 상회했던 작년과 대조적
인력 확보 및 공정 효율화로 가동률 끌어올려
노조 파업은 최대 뇌관...임단협 여전히 평행선

위부터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위부터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도크(선박 건조장)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삼성중공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6%였던 삼성중공업의 평균 가동률은 상반기 112%로 상승했다. HD현대중공업의 평균 가동률은 같은 기간 88.1%에서 93.9%로, HD현대삼호 가동률은 116.0%에서 118.2%로 올랐다.

여기에 HD현대미포와 한화오션의 평균 가동률도 각각 101.4%와 100.7%로 집계되면서,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4개 조선사의 올 상반기 가동률이 100%를 초과하게 됐다. HD현대삼호를 제외한 4개 조선사의 평균 가동률이 100%에 못 미쳤던 작년 상반기와 대조적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수주 호황 덕분에 3~4년치의 일감을 확보했으나, 고질적인 인력난을 이유로 그간 가동률을 쉽사리 끌어올리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신규 인력을 확보하고, 공정 효율·안정화를 이루면서 가동률을 높이는데 성공한 모양새다.

지금도 수주 랠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각 조선사들은 현재 수준의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수주목표(135억달러)를 이미 120.5% 초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작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53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일찌감치 따냈고, 삼성중공업 역시 연간 목표(97억달러)의 51%를 수주하며 3년 연속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는 조선사들이 일감을 가려받는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의 성과라는 점에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다만 노조와의 갈등이 최대 뇌관으로 남아있다. HD현대 조선 3사와 한화오션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입단협)을 진행하고 있으나 쉽사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15일 7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고,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오는 28일 오후 3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겨우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노조의 쟁의행위는 치명적이다. 인력 이탈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납기 지연이 발생할 경우, 조선사들은 최대 수천억원의 지체 배상금(LD)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사측은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적잖은 호선들이 간신히 납기를 맞추고 있어 공정 안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소모적인 대립을 지양하고 조기에 교섭을 마무리함으로써 대외 불확실성 극복과 하반기 목표 달성이라는 공통의 과제 극복에 힘을 모야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반면 노조측은 지난 불황 때 반영되지 않은 임금 인상분과 처우 개선을 쟁취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상황. 올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만 65세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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