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봉작…영화 ‘리볼버’ 라운드 인터뷰서
“내가 누리던 모든 것 찰나고 순간이더라”

배우 전도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도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도연(51)이 지난한 어둠 끝에 다시 광명을 찾은 소감으로 지금껏 그가 걸어온 행적을 자연의 순환에 비교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리볼버’에서 전직 경찰 하수영 역을 맡은 전도연과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다른 공범의 비리를 뒤집어쓰는 조건으로 거액의 돈과 아파트를 약속받은 주인공 수영. 하지만 출소 후 그 약속이 거짓임을 알게 되고, 앞뒤 재지 않고 하나의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내용을 그린다.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지난 2017년 전도연은 스크린 데뷔 20주년 기념 영화 ‘접속’ 상영회 중 당시 그가 크게 고민하던 영화계 입지 축소를 관객에 호소한 바 있다. 샤를리즈 테론을 보고, 그가 본인과는 또 다른 ‘멋있는 여배우’의 길을 걷는 모습이 부러웠다는 전도연은 “많은 분께서 전도연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지 궁금해하신다. 이 가운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지? 내 다음 작품은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아주 우울했다”고 전했다. “그때 송종희 실장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큰 힘이 됐죠. 제게 징징대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찍고 싶은 영화를 찍을 때 그 시간을 기다려 빛을 발하는 배우들이 있으니 저 또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많이 반성했습니다.”

영화 ‘밀양’ 이후 tvN ‘굿 와이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작품이 흥행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 그랬던 그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화는 ‘길복순’이, 드라마는 ‘일타 스캔들’이 대중적 호평을 이끌어 냈다. 연극 ‘벚꽃동산’도 매진 행렬 속에 지난달 7일 막을 내렸다.

마침내 그 긴긴 터널을 빠져나온 소회를 안 물어볼 수 없다. 하지만 내내 불도저처럼 거침없이 솔직했던 그가, 이 대목만큼은 대답을 머뭇거린다. 또 터널이 올 수 있으니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음을 생각한 적 있냐고 재차 물었다. “그렇겠죠?”라며 운을 떼는 그. “식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을까?’ 겨울이 되면 죽어 있는 것 같은데, 봄이 되면 새싹이 피고 꽃이 피고 만개하고, 또다시 지고. 그냥… ‘나도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전도연은 그의 배우 인생을 이같은 화개화락花開花落에 직접 비유했다. 만개滿開가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어느 순간 꽃이 지고,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을 보내면서 또 어떤 꿈을 꾸고, 그렇게 새로운 작품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의 반복이지 않을지 싶어요.” 전도연은 “예전에는 내가 가지고 누리는 모든 게 되게 영원할 거 같았다”면서 “사실 그거는 지나고 보니 너무 찰나였고 순간이었다. (삶은) 그런 것들의 연속인 듯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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