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허위사실로 수강생을 모집한 뒤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교재와 신교재를 맞교환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데다 해당 이벤트 문구를 뒤늦게 삭제했다는 것.

12일 파이낸셜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에듀윌은 지난해 2월 경 2025년도 9급 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목표로 하는 공시생들을 위한 '얼리버드 이벤트'를 진행했다. 에듀윌은 당시 ‘전 직렬 환급형 합격패스’ 구매 시 미리 학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2024년 국어 기본서 교재를 선제공하고, 이후 2025년 교재가 출간되면 이와 맞교환 해주는 혜택을 이벤트에 포함했다.

그런데 지난 1일 2025년 교재가 출간됐지만 에듀윌은 해당 혜택이 포함된 상품을 판매한 적이 없다며 수강생들의 교환 요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에듀윌은 지난해 2월 5일 구교재를 신교재로 맞교환 해준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전 직렬 환급형 합격패스’ 구매 시 미리 학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2024년 국어 기본서 교재를 선제공한다. 이후 2025년 교재가 출간되면 이와 맞교환 해준다”는 문구가 적시됐고 몇몇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됐다.

공교롭게도 해당 기사들은 신교재가 출시되고, 수강생들이 교재 교환 요청을 하기 시작한 직후 대부분 수정됐다. 수정된 기사 내용에서는 교재 맞교환에 대한 내용이 삭제됐다.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이다.

(위) 수정되지 않은 기사에는 구교재를 신교재로 맞교환 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아래) 수정 후 기사에는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
(위) 수정되지 않은 기사에는 구교재를 신교재로 맞교환 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아래) 수정 후 기사에는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

에듀윌 측은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를 담당한 직원의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에듀윌 관계자는 “2023년도까지 진행했던 이벤트 보도자료를 그대로 가져와 새로운 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구를 지우고 배포했어야 하는데, 담당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며 “뒤늦게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언론사에 기사 수정 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2월 패스 상품을 판매했을 때 상품 설명 페이지에서는 교재 맞교환 내용이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강생들은 “상품 상세 페이지에 교재 맞교환 내용이 분명히 적시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 수강생은 “2025년도 시험에서 국어 과목이 개편되면서 2024년도 교재는 쓸모가 없어졌다”며 “에듀윌에서도 이를 알기 때문에 이벤트 진행 당시 ‘미리 학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선제공한다’ 등의 문구를 집어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공무원 시험 준비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에듀윌이 망해간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번에 말을 바꾼 것도 회사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에듀윌의 재무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에듀윌의 별도 기준 매출은 1128억원으로 전년 1462억원과 비교해 334억원(22.8%) 감소했다. 그리고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022년 186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2년 째 100억원 대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62.8%에 이르며 차입 부담도 상당하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 전후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데 에듀윌의 경우 2배를 상회한다.

한편, 에듀윌은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시장이 악화되자 지난해 초부터 급여를 삭감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가 현재는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및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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