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이틀간 주가 45% 급등...CB투자자 전환청구 개시
FI 기대수익률 50% 상회...“CB물량 해소 위한 주가띄우기 사례 다수”
전환물량 이달 29일 코스닥 상장

코스닥 상장 바이오주 인벤티지랩 주가가 최근 의문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기업 가치 상승 관련 뚜렷한 호재가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전환청구 시점과 주가급등 시기가 맞물린다며 CB 매도단가를 높이기 위한 매수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벤티지랩 주가는 지난달말~이달초 단 2거래일만에 주가가 44.83%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1만1040원이었던 주가는 다음 거래일인 이달 1일 29.98% 오른 1만4350원을 기록했으며, 다음 거래일 재차 11.42% 상승한 1만59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인벤티지랩 주가급등에 대해 여름 계절성의 영향으로 인한 비만치료제 관련주 상승으로 풀이했다. 인벤티지랩은 기존 주1회 주사제인 비만치료제 대비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장기지속형 제재를 개발중이다.

그러나 최근 비만치료제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는 다른 상장기업들의 주가상승 대비 인벤티지랩의 상승폭은 독보적이다. 최근 5거래일간 관련주의 주가 변동 폭을 살펴보면, ▲고바이오랩 0.79%↑ ▲대원제약 0.28%↑ ▲한국비엔씨 19.06%↑ ▲라파스 4.67%↑ ▲대봉엘에스 23.57%↑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인벤티지랩 주가는 33.02% 올랐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급작스럽게 비만치료제 관련주 열풍이 부는 경향은 다소 의아하다”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 전망 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기업들의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자본시장에서도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벤티지랩의 경우 최근 마일스톤 기술료 수령 공시를 올렸으나 역시 오래전 체결한 계약의 차등지급 건”이라고 말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 1일 IVL3013(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마일스톤 기술료 5억원 수령 사실을 공시했다. 이는 2021년 11월경 위더스제약과 독점적 라이선스 아웃 체결에 따른 단계적 기술료 수령에 해당한다.

투자업계에서는 인벤티지랩 관련 특별한 호재가 자본시장에서 파악되지 않는다며, 주가급등에 이은 인벤티지랩 재무적투자자(FI)의 전환청구권 행사와 연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6월 13일 155억원 규모의 1회차 CB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회사 주가는 6월 13일 종가 기준 1만1780원으로 전환가액 9995원 대비 17.85% 높은 상황이었다.

산술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전망됐지만,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가하락 및 점진적 매도 과정에서의 시가하락 등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FI 측은 전환청구권 행사가능 시기가 도래한 직후에는 전환청구를 유보하다가, 상한가가 시작된 최근에서야 전환청구에 나서고 있다. 인벤티지랩의 FI는 ▲하나증권 ▲엔베스터 창해유주 오픈이노베이션펀드 ▲엔베스터 2022 하이-파이브 혁신성장펀드 ▲아주좋은벤처펀드2.0 등을 비롯한 다수의 사모펀드(PEF)로 구성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벤티지랩의 CB투자자들은 지난 1일, 3일 양일간 전체 155억원 규모의 물량 중 일부인 30억4000만원 규모 CB에 대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3일 종가(1만5990원)는 전환가액 대비 약 60% 높은 가격이다. 순조롭게 장내매도가 진행될 경우 5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해당 물량은 이달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상한가 등 의문의 주가급등과 맞물려 CB의 전환청구가 이뤄졌다는 정황만으로 실체를 단정짓긴 어렵지만 FI측 기대수익률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CB털이용으로 이슈를 만들며 주가를 띄운 사례가 적지 않다보니 FI측의 이익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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