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0억 주주배정 유증 결정...총자본 2배 상회
“전환사채 풋옵션 대응, R&D 자금 확보 목적”

바이오헬스케어기업 DXVX의 주주배정 유사증자를 두고 무리수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의 역량 대비 과도한 증자비율과 할인율을 책정하면서다. 특히 증자자금의 상당규모가 채무상환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기존 주주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DXVX의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 해소를 통한 재무안정상 확보 및 R&D 자금의 선제적 조달 등 경영상 자금소요가 커졌다며 금번 주주배경 유상증자의 배경을 설명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DXVX는 지난 29일 약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운영자금 273억5000만원, 채무상환자금 230억원이다. 예정발행가는 2650원이며 발행가 확정 예정일은 오는 7월 17일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6월 18일이며, 구주주 대상 청약은 7월 22~23일 양일간 진행된다. 구주주 청약 및 초과청약 결과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같은달 25~26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9일이며, 유진투자증권이 대표주관회사를 맡게 됐다.

DXVX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직후 회사 주가는 곧바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이 금번 증자를 뚜렷한 악재로 인식하면서다. DXVX 주가는 증자 결정을 공시한 29일 종가 4000원에서 다음날 종가 2800원까지 하락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중에서도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표면적으로도 회사의 빚을 주주들에게 대신 갚아달라는 모양새고, 근본적으로는 시설자금 등의 투자 대비 기업가치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증자규모 역시 회사의 재무상황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의 1분기말 기준 자본총계는 214억원, 부채를 포함한 자산총계는 984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의 두 배를 상회하는 규모의 증자인 셈이다. 증자비율로는 1주당 약 0.63주의 신주를 배정한다. 증자비율이 높을수록 예정발행가의 할인율 적용이 배가돼 주가의 평가절하가 발생하기 쉽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DXVX 증자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회사가 앞서 발행한 170억원 규모의 6회차 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능 기간이 오는 10월에 도래하기 때문에 회피하기 어려운 채무상환 수요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6회차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가액이 5010원인 데다, 리픽싱 조항도 없어 사실상 채권자의 풋옵션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확정적인 채무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소요가 커졌고, 회사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성장시켜나가기 위한 R&D 자금 역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과도한 증자비율 등으로 증자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지만, 증자 성사 이후로 재무구조 안정화 및 선제적 경영자금 확충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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