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에 올인...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국민 속으로 가겠다”

1년 9개월 만에 가진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의 화두는 ‘경제’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한 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봄은 깊어 가는데,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면서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의 안타까운 하소연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시장경제와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민간주도 성장으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며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서, 경제의 펀더멘털을 더 단단히 하고 국가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기업 투자를 막은 킬러 규제를 혁파해서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재정으로 만드는 일회성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힘들게 했던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논란이 됐던 정상외교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150여 회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활발한 세일즈 외교를 통해, 5000만 시장에서 80억 시장으로, 우리 기업의 운동장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며 “원전 수출, 방산 수출, K-콘텐츠 수출로 경제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을 넘어 첨단기술동맹으로 확대되어, 우리의 산업 경쟁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며 “미국이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 기업들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한미 간의 긴밀한 경제협력은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과 관련 “좋은 축구 경기를 하려면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하듯이, 우리 국토를 구석구석 모두 활용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역이 스스로 비교우위 산업을 발굴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균형발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첨단산업 육성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특히,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거론하며 “합법적인 노동운동은 적극적으로 보장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여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민생토론회에서 공약했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원전 생태계 복원’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 기반을 강화해서, 622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착수했다”면서 “신한울 3, 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신속한 일감 공급과 금융지원을 통해 무너진 원전 생태계도 복원했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증원된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공정한 보상체계와 지역의료 지원체계, 그리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저출생 문제에 올인...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3년을 ‘국민 소득의 상승’, ‘저출생 문제 해결’,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뛰어서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최근 OECE의 한국 경제 성장률 2.6% 상향 조정과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2026년 1인당 GDP 4만 달러‘ 예상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양극화에 따른 계층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을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더욱 높이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더 적극적으로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그 첫 과제로 윤 대통령은 ’저출생 극복‘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이에 따른 기업의 부담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시차 출퇴근 ▲근무시간 선택제 ▲상생형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출산 가구들의 주거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실효적 대책도 강구하겠다”며 “저출생 원인의 하나인,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기 위해,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사회 구조개혁을 힘차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 교육과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국민 속으로 가겠다”

윤 대통령은 “서민은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은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도록,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한편, 교육 기회의 확대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고용정책과 복지정책을 통해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고, 산업정책과 시장정책을 통해 중산층을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면서 “경쟁에서 아쉽게 뒤처진 분들도,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생계급여 대상 확대 ▲어르신이나 아픈 가족의 부양 책임 ▲기초연금 40만원 ▲어르신 일자리 확대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대폭 확대 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3년,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면서 “현장 중심으로 민심을 청취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 아젠다를 발굴해서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회 협력 분야로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과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 ‘아이돌봄 지원법’,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바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정작 할 일은 뒤로 미뤄놓은 채 진영 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나라의 미래도, 국민의 민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면서 “먼저 저와 정부부터, 바꿀 것을 바꾸고 국회와의 소통과 협업을 적극 늘려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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