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수주 잭팟…올해 전망 ‘맑음’
새사명 달고 100년 기업 ‘도약’ 준비

남궁홍 삼성E&A 사장. 사진=삼성E&A
남궁홍 삼성E&A 사장. 사진=삼성E&A

삼성E&A(구 삼성엔지니어링)이 ‘E’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엔지니어링사(Engineers)로서의 역량은 더욱 강화하면서 신사업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사업을 향한 큰 폭의 발걸음을 보이며 비상을 위한 날개를 펼치는 모습이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E&A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7% 상승한 10조624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0조원대 매출을 올린데 이어 2년 연속 ‘10조 클럽’에 들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1.3% 상승한 9931억원을 거둬 1조원을 목전에 둔 성과를 달성했다.

반면 수주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신규 수주 실적은 8조7913억원으로, 목표 금액이었던 12조원의 73.3% 수준에 그쳤다.

삼성E&A는 올해 전년 대비 약 6% 감소한 10조 원의 매출을, 24% 줄어든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신규 수주 목표 금액은 12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최근 회사는 수주 목표액 초과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 해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 사우디에서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 괄목할만한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삼성E&A는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했다. 수주금액은 약 8조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회사는 이번 수주를 통해 연 수주 목표액의 약 64%를 채웠다.

삼성E&A는 기존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신사업을 향한 보폭도 넓히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21일 열린 주총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새 사명에는 엔지니어(Engineers)와 ‘앞선’이라는 의미의 영단어 어헤드(Ahead)가 결합됐다. 특히 삼성E&A의 ‘E’에는 엔지니어링을 넘어 에너지와 환경 부문으로 미래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삼성E&A는 올해 37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670억원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452% 가량 오른 금액이다. 이 중 신사업에 투자하는 금액은 2000억원으로, 전체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사업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분야 기술 투자 등에 2000억원, 설계와 기자재 제작 자동화 등 EPC 수행혁신에 1300억원,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및 고도화에 400억원을 쏟는다.

대규모 금액의 투자 계획에 발맞춰 사내 조직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바이오사업팀을 설치하고 같은해 8월 S&B디벨롭먼트팀을 구축했다. 

경영지원실의 일부 개편도 이뤄졌다. 당초 경영지원실 내에는 TF팀 성격의 ‘New Value Proposition’이 꾸려져 있었지만 ‘Think Beyond & Plan Ahead’ 팀으로 격상됐다. 미래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준비하는 전담 조직이다.

아울러 삼성E&A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연이어 협업하는 등 청정수소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분야 공략에도 불을 붙였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스반테와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탄소포집 설비 플랜트 적용을 위한 모듈화와 설계 최적화를 위한 협업에 나섰다. 또 11월에는 롯데케미칼, 한국석유공사, 말레이시아 SEDC 에너지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사라왁 H2biscus 청정수소 프로젝트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남궁홍 삼성E&A 사장은 “올해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새로운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사명과 함께 혁신을 더욱 단단히 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의 변화를 선도해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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