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븐 지난해 영업손실 550억…통합비용 영향
22년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3134억 투입 후 시너지 적어
“우량점포 중심 신규 출점…PB·편의 서비스 고도화”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 후 실적이 악화됐으나 빠른 시너지 창출에 나서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 후 실적이 악화됐으나 빠른 시너지 창출에 나서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롯데그룹 산하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니스톱을 인수한지 2년여가 지났다. 그러나 미니스톱 인수 후 시너지 창출에 실패한 세븐일레븐은 오히려 인수 이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갈수록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세븐일레븐의 반등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2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조6918억원, 영업손실은 551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2022년) 대비 4.3% 늘었으나 영업손실은1024%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1989억원에 달하며 전년(481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코리아세븐 측은 지난해 실적악화에 대해 “지난달 말까지 진행된 미니스톱 통합관리(PMI)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에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했다.당시 업계 3~4위권이던 미니스톱을 인수해 업계 선두권인 CU·GS25와 경쟁하기 위해 인수가 이뤄졌다. 점포 수 1만2000여개의 세븐일레븐과 2600여개의 미니스톱의 결합으로 편의점 업계 ‘빅2 도약’을 노렸다는 의미다.

다만 세븐일레븐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던 나섰던 만큼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코리아세븐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말 기준 656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8287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1분기 306.7% ▲2분기 320.2% ▲3분기 378.6%로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이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빅2 도약에 나서기 위해서는 미니스톱과 빠른 시너지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0일자로 미니스톱 통합을 모두 마치고 조직 안정화와 고효율·고성과 창출 중심의 조직 문화 재편에 나섰다.

앞으로 전사 차원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 역량을 집중해 ‘편의점 빅3’ 체계를 공고히 하고 중장기적 사업 경쟁력 기반을 구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세븐일레븐과 배우 이장우가 협업해 내놓은 도시락.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과 배우 이장우가 협업해 내놓은 도시락. 사진=세븐일레븐

코리아세븐은 ‘Life Changing Experience’(삶을 변화시키는 경험) 슬로건과 함께 ‘고객의 마음속 첫 번째 편의점’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편의점 채널이 가진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아세븐은 우량 점포 중심으로 신규 출점하고 기존점포는 리뉴얼(재단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PB) ‘세븐셀렉트’를 중심으로 가성비와 프리미엄 차별화 상품을 늘리고 해외 편의점 인기 상품 직소싱, 간편식 카테고리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세븐일레븐의 네트워킹을 활용한 해외 편의점 인기 상품 직소싱도 중점 과제로 내세웠다. 미니스톱과의 통합으로 회사가 취급하는 물량이 확대된만큼 이전보다 구매협상력이 강화됐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물류센터 통합, 관리비용 일원화에 따라 올해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가맹점 운영 편의 지원 확대 및 모바일앱 재편을 통한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와 택배·배달 등 데일리 라이프 편의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니스톱 통합 작업과 함께 내실 있는 경영 체계 확립을 위한 체질 개선도 병행해 왔다”며 “이제 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한 매장을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장 세븐일레븐이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으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00년 일본 브랜드 편의점 ‘로손’ 250여개 점포를 인수했고 2010년에는 국내 브랜드 ‘바이더웨이’ 1200여개 점포를 추가로 인수했다.

덕분에 세븐일레븐은 현재 1만30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업계 3위권에 위치했다. 현재 선두권을 다투는 CU와 GS25가 1만70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매장수로는 뒤지지 않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올해 하반기에도 통합과 관련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세븐일레븐의 반등은 합병 시너지가 언제부터 발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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