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Q 보유현금 ▲휴림로봇 143억 ▲휴림에이텍 30억 ▲파라텍 222억
4월 19일 300억 납입예정일...“3개월 가량 M&A 협상·실사”

휴림로봇 홈페이지 갈무리.
휴림로봇 홈페이지 갈무리.

휴림그룹이 2차전지 장비사업체 이큐셀 인수에 나서면서 인수 주체로 계열사 휴림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휴림그룹의 자금이 휴림로봇으로 납입 완료되는 4월 중순까지 이큐셀 인수에 관한 협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휴림로봇은 지난 19일 3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소식을 공시했다. 전환사채(CB)를 통해 200억원, 유상증자로 100억원을 조달한다.

자금은 그룹 지주사인 휴림홀딩스가 단독으로 납입한다. 납입일은 4월 19일로 예정이며, 자금조달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이다.

이번 휴림그룹 내부 거래를 두고 업계에선 이큐셀 인수(M&A)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휴림그룹은 현재 휴림컨소시엄을 구성해 이큐셀 공개매각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휴림컨소시엄에는 휴림로봇, 휴림에이텍, 파라텍 등 다수의 휴림그룹 계열사가 참여한다.

휴림로봇은 다수 계열사 중 휴림그룹의 유력한 인수 주체로 부상했다. 휴림그룹 지배구조상 휴림에이텍과 파라텍의 상위에 있는 데다, 현금 동원력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휴림로봇은 휴림에이텍(구 디아크)지분 40.56%을 보유하고 있다. 파라텍의 최대주주는 휴림인프라투자조합(지분율 12.15%)인데, 휴림로봇이 휴림인프라투자조합의 지분 62.7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별도기준 컨소시엄 참여 계열사들의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를 보면 ▲파라텍 222억원 ▲휴림로봇 143억원 ▲휴림에이텍 30억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 중 휴림홀딩스 자금 300억원이 휴림로봇에 납입될 경우 사실상 이큐셀 지분인수에서 상당분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이큐셀 매각 측은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아이디와 이화전기공업이다. 이들은 이큐셀의 최대주주로서 작년 3분기말 기준 지분은 이아이디 2598만6122주(75.36%), 이화전기공업 389만4326주(11.29%)다.

매각 측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길 원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처분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화그룹은 지난해 8월부터 이큐셀 매각에 나섰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휴마시스, 웅진 등은 인수협상 및 실사 진행과정에서 인수를 포기했다.

이큐셀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공정장비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최근 2차전지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재무제표 기준 매출규모는 792억원 수준이다. 영업손실 3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1368억원, 자기자본은 567억원 규모다.

휴림로봇 측은 “추후 지분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향후 진행과정에서 우선협정대상자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림로봇에 300억원의 자금이 납입되기까지 3개월 정도 남은 기간동안 매각 관련 협상과 실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지난해 협상들이 번번이 무산됐던 만큼, 이번에도 양측의 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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