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격차 기술’ 기반 본원적 경쟁력 강화
SK, ‘토털 술루션’ 제공하는 그룹 비전 강조
현대차, “지속가능한 미래 열어 가야”
LG,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고객’ 집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진 가운데 재계를 대표하는 4대그룹 총수들의 경영전략이 담긴 신년사가 주목받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그룹은 갑진년을 맞아 올 한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기업 경영 방침과 위기극복 전략을 담은 신년사를 공개했다.

◆삼성 “초격차 기술 최우선 추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2일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2024년 시무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당부했다.

특히 초격차 전략을 위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우선 고려하고 고객 입장에서의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탐구해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주문했다.

AI 이노베이션과 관련해서 한 부회장은 “에코 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디바이스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며 “과거의 수동적인 친환경 대응에서 벗어나 근복적인 발상의 전호나을 통해 미래 친환경 제품을 적극 발굴하자”고 제안했다.

기업문화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노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자기 주도적 시간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룰 구축하자”고 말했다.

◆SK “경영시스템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전한 신년사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룹 비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은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했다.

최 회장은 “작년은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에너지 위기 등 예상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쉽지 않은 한 해였으나,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구성원을 격려했다.

“SK그룹이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고 언급한 최 회장은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끊임없는 변화 통한 지속 성장”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와 ‘지속 성장’을 제시했다. 2024년을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에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해 혁신적인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회장은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우리는 고객, 더 나아가 인류와 함께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방향성으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 의식 등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소형 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신사업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전력중개 거래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대차·기아는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내외 생산거점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 도입을 비롯,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감축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현대건설과의 PPA(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구매계약)를 통해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을 확대하는 등 순환경제 활성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품질에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으며, 결국에는 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인정받게 되어 있다. 최고 품질의 제품에 우리만의 가치를 더해 타사와 차별화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최고의 고객 만족과 감동을 고객들에게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LG “더 나아갈 방향은 고객”

구광모 LG 회장이 영상을 통해 신년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 회장이 영상을 통해 신년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G

지난해 말 일찍이 신년사를 공개한 구광모 LG 회장은 ‘고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의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한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정의했다. 구 회장은 또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소개했다.

이어 구 회장은 “고객을 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차별적 가치는 고객에 대한 마음에서 싹트고 끊임없는 시도로 결실을 맺는다”며 실행을 강조하는 한편, 구 대표 역시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듣겠다는 다짐을 구성원들에게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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