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제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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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로 인해 전라북도가 뭇매를 맞고 있다. 나는 잼버리보다 새만금 사업 그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고, 무모하고 안일하게 새만금에서 그런 대형행사를 하겠다고 덤빈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새만금에 공항을 세우고 카지노를 세우겠다는 발상은, 영어 표현을 빌리면 ‘insane’(정신이상)한 것이다. 또한 새만금만 ‘insane’ 한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 중 공항 문제만큼은 슬기롭게 해결했다. 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가덕도와 밀양을 내세우고 싸우던 것을 김해 공항 확장으로 해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1년 초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덕도 현장을 찾아와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공약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지지했다. 우리 기억에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으로 간여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 김영춘이 큰 표 차이로 낙선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후보도 가덕도 공항을 하겠다고 했으니 대통령이 현지까지 찾아온 보람도 없게 됐다. 박근혜는 대통령 시절에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에서 여론 조사를 몇 번 했다고 해서 선거 간여 혐의로 징역 몇 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그것을 기소한 사람은 당시 중앙지검장 윤석열이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송영길·이재명 두 대표가 벌인 최대의 코미디는 김포공항 이전과 서부 대개발이었다. 비행기가 수직 이착륙하는 시대가 곧 열리기 때문에 공항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김포공항을 없애고 서울 서부를 대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덕도 공항을 왜 만들고, 새만금 공항과 흑산도 공항을 왜 만들려 하는지, 참으로 알쏭달쏭한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부 서울이 강남이 되고 인천 계양이 판교가 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왜 강남과 판교를 내세웠는지는 미스터리다.

유럽에선 단거리 항공노선을 줄이고 없애자는 움직임이 있다. 프랑스는 철도로 2시간 30분 이내 걸리는 거리는 항공 노선을 축소해 나가겠다고 한다. 즉, 철도에 비해 탄소 배출이 많은 단거리 항공노선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리에서 리옹까지 가는 항공노선을 없애자는 이야기이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거리는 300마일로 서울~부산 거리보다 조금 더 길다.

이런 계산이면 우리나라에선 서울~제주, 부산~제주 외에는 국내 항공노선을 모두 없애자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논의가 현실이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같은 동향은 참고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나라 곳간 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에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모든 공항 건설을 재검토하거나 유예해야 한다고 본다.<참고 : ‘이상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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