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양밍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형성
MSC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 선복교환
“하팍 이탈 영향 미미...동맹 더 공고해져”

김경배 HMM 사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김경배 HMM 사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세계 1위 선사인 스위스 ‘MSC’와 2위 덴마크 ‘머스크(Maersk)’ 간 해운동맹 ‘2M 얼라이언스’가 전격 해체함에 따라, 글로벌 해운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HMM 진영이었던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머스크와 손잡고 신규 동맹 ‘제미나이 협력(Gemini Corporation)’의 출범을 발표한 상황. 

이에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은 기존 파트너였던 일본 ‘ONE’과 대만 ‘양밍(Yang Ming)’ 간의 3자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MSC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해운동맹 재편’이라는 격변의 시기에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한다.

10일 HMM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를 개최하고 신규 협력 체제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의 결성을 선언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는 HMM 외에도 기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파트너였던 ONE·양밍이 속해있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 1위 선사인 MSC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HMM은 이 같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MSC’ 협력 체제를 통해 ▲원양항로 네트워크 증대 ▲기항 항만·국가 확대 ▲운용 선복량 확대 등 타 협력 그룹 대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경배 HMM 사장은 “위기가 기회가 된 것 같다. 오히려 (HMM-ONE-양밍) 3사간 협력과 신뢰가 더욱 결속돼서 더 튼튼한 얼라이언스를 갖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또 HMM 관계자들은 하팍로이드의 해운동맹 이탈로 인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박진기 HMM 부사장은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는 대서양 쪽에 많이 투입을 했었다. 그런데 저흰 전략적으로 대서양 쪽에 참여를 안 했다 보니, 하팍로이드의 탈퇴로 인해 HMM이 받는 영향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이번 협력을 통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신규 협력 서비스 항로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의 26개에서 30개로 늘어난다.

특히 유럽 항로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운영 서비스에 세계 1위 선사인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을 통해 기존 8개에서 11개로 대폭 강화된다. 타 협력 그룹인 오션 얼라이언스(10개)나 제미나이 협력(7개)의 유럽 항로와 비교해도 가장 큰 규모다.

또 HMM은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한국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참여까지 고려하는 등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단순 기항수가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주요 거점 항만 확대, 신규 직기항 서비스 등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북유럽 항로에선 타 협력 그룹에는 없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한으로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한다.

HMM 측은 이번 협력이 국내 해운물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MSC와 유럽 항로에서 협력하게 되면서 기존 2M 얼라이언스가 부산항에서 환적하던 물량 상당수가 유지될 전망이다. 또 한국발 직기항 서비스를 유치함으로써 국내 항만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 화주에 대한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 지원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한편 HMM은 이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23.5조원을 투자한다는 ‘2030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목표라고 할 수 있는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2045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친환경 경영 투자에만 총 투자금액 23.5조원의 60% 이상인 14.4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경배 사장은 “신규 협력 체제를 통해 타 협력 그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며, 한국 직기항 네트워크를 통해 국적선사로서의 역할도 다할 방침”이라면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및 친환경 경영체제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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