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퐁피두센터’ 리모델링 수주 유력…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서울 송파 마천, 영등포 문래 등 하반기 리모델링 시장 공략 ‘잰걸음’

문정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쌍용건설
문정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장에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한동안 보수적인 기조로 해외, 관공서 수주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63빌딩 퐁피두센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리모델링 시장을 재차 공략하고 있어 쌍용건설이 전통 ‘리모델링 명가’ 타이틀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들어서는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 분관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선점했다.

이 사업은 63빌딩 별관 저층부 일부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로, 공사비는 당초보다 줄어든 1000억원대로 책정됐다. 발주처는 한화생명, 한화문화재단이다. 퐁피두센터 분관은 1985년 문을 연 한국 최초 아쿠아리움인 63씨월드(아쿠아플라넷63)가 있던 자리에 마련된다. 미술관 설계는 인천국제공항 설계로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가 담당한다.

앞서 퐁피두센터 리모델링에는 쌍용건설, 계룡건설, 금호건설, 동부건설 등 중견건설사 4곳이 참여의 뜻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다년간 국내 안팎으로 다져놓은 리모델링 실적을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 배경으로 보고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지닌 건설사다.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래 현재까지 총 5개 단지 14개동, 1302가구 준공으로 업계 1위 준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도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광명시 최초 리모델링 추진단지 철산한신 아파트가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또 반얀트리호텔,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리모델링과 청담동 루이비통 플래그십을 두 번 연속 리모델링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레플즈호텔에서 리모델링 실적을 올렸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로의 편입 이후 보수적인 수주 기조를 취해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리모델링 공사를 잇달아 포기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이 축소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다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수주를 엿보고 있는 사업지는 서울 송파구 마천동, 영등포구 문래동 리모델링 단지와 노량진 등 지역주택조합이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위해 토목, 플랜트, 해외 등에서의 수주도 이어갈 방침이다.

리모델링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은 한동안 규제 등으로 가라앉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재건축 진행이 어렵고 사업의 진척이 없는 서울, 수도권 일부 단지들이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회복하는 추세다.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약 80여곳에 달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올해 2월 ‘송파 더 플래티넘’ 5번째 단지형 리모델링 현장을 준공하며 업계 1위 준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타사에는 부족한 다수의 리모델링 단지 준공 경험을 살려 서울 송파 마천동, 영등포구 문래동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추진하는 등 리모델링 명가의 명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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