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국민의힘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남 탓’ 연설”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집권 3년 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앞서 여야 대표가 회담을 통해 민생 공통공약을 추진하는 기구를 구성하고 함께 합의할 뜻을 밝히면서 얼어붙은 정국이 ‘훈풍’이 불 가능성도 엿보였지만, 다시 여야 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있는가.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하고 있는가”면서 “헌법이 유린당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같은 박 원내대표의 윤 대통령의 헌법 준수하고 있느냐는 반문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네’라고 했고 야당 의원들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 연이은 참사 발생 ▲가계대출, 기업대출, 세수펑크로 인한 국가대출 ▲검찰독재, 시행령 통치 등 행정독주, 언론탄압 등 민주주의 위기 ▲일본 굴종 외교 등 한반도 평화 위기 ▲헌정질서 위기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우리 영토 독도 지우기는 어떤가. 군 정신교재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표현하고 독도방어훈련 비공개 전환, 동해 일본해 표기 방치, 독도 조형물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나는 모른다 발뺌하고 있다. 이게 정상이냐”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독립기념관장과 고용노동부장관을 해임해 헌법 수호 책무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윤석열 대통령에 ‘벌거벗은 임금님’ 비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박 원내대표는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에 대해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평가하며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받기에 저렇게 국민의 눈높이와 한참 동떨어진 인식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의료대란에 대해 ‘참사’로 언급했다. 그는 “2024년 9월 현재, 심각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응급실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돌다 숨지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응급실 문을 닫겠다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아무 문제 없다고 강변하는 무책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제안했다.

그는 “응급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체면을 따지거나 여야를 가릴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고집 피울 때가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에 대통령과 정부도 동참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세우는 법”

박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공정과 상식을 바로세우기 위한 대표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하며 여당을 향해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황제 조사’를 받으며 면죄부를 받는 것은 누가봐도 공정하지 않다”면서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고속도로 특혜, 국정농단 같은 대통령 배우자의 범죄 의혹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그대로 놔두고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해병대원의 억울함을 풀고, 수사외압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정의 실현”이라며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하겠다는 대승적인 결단을 했다. 이제 한동훈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네번째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인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담겼다.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제3자 특검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방안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남 탓’ 연설”

반면,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남 탓’ 연설이라고 평가하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도 비판 입장을 내놨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즉각 논평을 내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은 ‘기승전 대통령’이었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남 탓’ 연설이었다”며 “민생회복과 국회 정상화의 첫걸음은 민주당이 그간 보인 ‘입법 폭주’에 대한 반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발의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이번 특검법안은 ‘무늬만 제3자 추천’이자 가식적인 정의”라며 “민주당이 미는 인사에게 특검을 맡기겠다는, 사실상 본인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특검법에 대해 민주당은 정치적 결단과 양보라고 하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 채상병 특검법을 이용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의 입장은 공수처 수사 후에도 의혹이 남을 경우 특검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전날 네번째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을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네번째 채상병 특검법은 20일간의 법안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 소위에서 병합 심사를 받게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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