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방한
“SKT는 AI 분야 개척자..협력 안 할 이유 없어”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및 에이닷 고도화 추진

왼쪽부터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 정석근 SKT Global/AITech 사업부장, 유영상 SKT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황유라 퍼플렉시티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십 리드. 사진=채승혁 기자
왼쪽부터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 정석근 SKT Global/AITech 사업부장, 유영상 SKT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황유라 퍼플렉시티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십 리드. 사진=채승혁 기자

SK텔레콤이 구글 대항마로 급부상한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AI 검색 혁명’을 꾀한다.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통한 ‘대화형 검색’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한다는 청사진이다

4일 서울 SK텔레콤 을지로 사옥에서는 SKT와 퍼플렉시티의 공동 국내 미디어 간담회가 개최됐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 퍼플렉시티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이날 행사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2022년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달 2억3000만개가 넘는 검색 요청을 처리한다.

이날 자사 AI 대화형 검색엔진을 직접 국내 미디어들에게 소개한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SKT와 손잡고 ▲상호 투자 ▲공동 마케팅 ▲A.(에이닷)과 글로벌향(向) AI 에이전트 서비스(이하 PAA) 고도화를 위한 기술 지원 등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 시장은 빠른 통신망과 인프라가 매력적인 나라이며 새로운 기술을 빨리 받아들이는 곳”이라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 고객들은 AI로 사람처럼 대화하며 검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검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SKT와 유일하게 협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우린 세계 각국의 최고의 기업들과 협업하고자 한다. SKT는 전 세계 통신사 중에서도 AI 분야의 개척자다. 처음으로 AI를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AI의 중요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KT는 4일부터 고객들에게 ‘퍼플렉시티 프로’ 이용 안내 MMS를 발송할 예정이다. SKT 고객이라면 누구나 모바일 혹은 PC에서 퍼플렉시티가 제공중인 유료(연간 약 29만원 상당)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받을 수 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이날 퍼플렉시티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KT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이하 GAP Co.)’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가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양사 간 상호 투자를 진행하게 된 것.

SKT와 GAP Co.는 연내 글로벌향 PAA의 베타 버전을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PAA란, 다수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이용자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개인비서 서비스다.

퍼플렉시티는 SKT와 GAP Co.에서 개발 중인 신규 PAA의 검색 파트너로 협력한다. PAA의 답변 품질 향상을 위해 SKT에 범용 API가 아닌 프라이빗 API를 제공해, 유저들이 보다 많은 검색 정보나 출처를 풍성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SKT는 최근 5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국내 대표 AI 개인비서로 자리매김한 에이닷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퍼플렉시티와 한국형 AI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SKT는 한국어 데이터·문화 컨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을 맡아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스리니바스 CEO는 “한국에서 AI 비서 에이닷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유저들은 복잡한 질문을 즐기고 답변 역시 빠른 시간 내 받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제휴가 에이닷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영상 SKT CEO(왼쪽)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유영상 SKT CEO(왼쪽)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대화형 AI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4.9%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132억달러(한화 약 17조원)에서 2030년 499억달러(한화 약 66조원)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유영상 SKT CEO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면서 “거기서 뒤처진다면 이 전쟁이 끝나고 나면 생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소 투자를 하는 것보단 과잉 투자가 낫다.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가자는 생각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강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유 CEO는 “AI의 급속한 발전이 글로벌 검색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은 SKT의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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