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넘는 해외 게임 스튜디오 지분 투자
최근 ‘하이파이 러시’ 개발팀 흡수하기도

사진=크래프톤 IR 자료 캡처
사진=크래프톤 IR 자료 캡처

크래프톤이 올해 2분기에만 4개가 넘는 게임 스튜디오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지난 3년간 투자한 게임사만 27개에 달한다. 전 세계 각지에서 크래프톤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것이다.

크래프톤이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는 크래프톤이 지난 2분기 ▲에스카톨로지 엔터테인먼트(Eschatology Entertainment) ▲루커스 게임즈(Ruckus Games Holdings) ▲파 프롬 홈(Far From Home) ▲피콜로 스튜디오(Piccolo Studio)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루커스 게임즈는 ‘보더랜드’ 시리즈와 ‘엘더스크롤 온라인’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2021년 설립된 게임사다. 특히 ‘보더랜드’ 개발사인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에서 십수 년간 재직해온 베테랑 개발자들이 다수 포진돼있다.

이 회사의 CEO이자 디렉터인 폴 세이지(Paul Sage)는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리차드 게리엇과 함께 ‘타뷸라 라사’를 개발한 이색 이력의 인물이기도 하다.

에스카톨로지 엔터테인먼트 역시 재작년 설립된 키프로스 소재의 신생 게임 개발사다. 이들은 ‘월드 오브 탱크’ 개발사 워게이밍 출신의 푸아드 쿨리에프(Fuad Kuliev) CEO를 주축으로 미국 서부 시대 배경의 AAA급 소울라이크 슈팅 게임을 제작 중이다.

폴란드 개발사 파 프롬 홈은 작년 7월부터 오픈월드 생존 게임 ‘포에버 스카이즈(Forever Skies)’의 스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진행하고 있다. 피콜로 스튜디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게임사로 ‘어라이즈(Arise: A Simple Story)’, ‘애프터 어스(After Us)’ 등 힐링 어드벤처 게임들을 선보여왔다.

사진=하이파이 러시 스팀 페이지
사진=하이파이 러시 스팀 페이지

크래프톤이 보여주고 있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회사 중장기 사업전략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의 일환이다.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을 통해 글로벌 유망 IP를 확보하고, 플랫폼 및 장르를 다변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50개 이상의 전 세계 게임사들을 검토하고 미팅도 진행했다. M&A(인수합병)를 공격적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회사의 적극적인 투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021년부터 크래프톤이 투자한 글로벌 게임사는 누적 27개사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선 이러한 광폭 행보를 두고 중국의 ‘IT 공룡’ 텐센트가 연상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리듬액션 게임 ‘하이파이 러시(Hi-Fi Rush)’를 제작했으나 업계 불황 속 폐업한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일본 게임사 탱고 게임웍스(Tango Gameworks) 개발팀을 전격 영입하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배 CFO는 지난 12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대감 높은 IP 발굴을 가속화하고 스케일업할 수 있는 중장기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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