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6일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났다. 리창 총리가 국내 기업과 별도 면담을 가진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26일 이 회장이 서울 신라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회장과 리창 총리가 만난 것은 19년 만이다. 리창 총리는 지난 2005년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가 방한했을 때 비서장 직책으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했었다. 

이날 이 회장은 리창 총리에게 “코로나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시기에 중국 출장을 떠나는 삼성전자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을 허가했다. 또 시안 봉쇄 기간 중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중단을 방지하는 등 사업 차질 최소화에 지원을 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고위 인사들과도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2005년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주석이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한 인연으로 중국 핵심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왔다. 이후에는 이 회장이 2013년 중국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활동하며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중국 방문의 해’ 행사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었던 왕양 중국 부총리와 신라호텔에서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발전고위층포럼’에 참석해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다졌다. 중국발전고위층포럼은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고, 중국발전연구기금이 주관하는 중국의 대표적 대외경제 교류 플랫폼이다. 당시 이 회장은 톈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한 후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 톈진시 서기와 면담을 가진 바 있다.

또 이 회장은 평소 중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회장이 처음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위기감·절박감을 내비쳤다.

다만, 이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면서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후 서울고등법원은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정식 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이 회장이 법정에 나오진 않을 전망이지만 재판이 본격화되면 이 회장의 출석빈도가 높아져 경영활동에 제약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107회 열린 지난 1심 재판에서 총 96회 출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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