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입니다. 국민연금이 곧 있으면 고갈된다는 말을 듣고 불안합니다. 제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를 국민연금을 안 내고 안 받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제 노후 대비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
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

국민연금은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실시하는 연금급여(국민연금법 제3조)’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국민연금은 노령연금으로, 다른 직역연금에 가입된 공무원, 군인, 교직원 등을 제외한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우리나라 국민이 의무가입 대상이기 때문에 무소득자가 아닌 이상 국민연금은 필수적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고갈론의 원인은 경제성장률 하락 및 갈수록 노령화되는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낸 돈을 운용하여 연금액을 지급하는 적립식 구조이기 때문에 은퇴인구가 늘고 출산율이 하락하면 기금액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2023년 제5차 재정추계 결과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0년 최대적립기금액을 돌파한 뒤 2041년 적자(해당년도 지출>총수입) 전환돼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는 2050년 이후 합계출산율 1.21명을 가정한 것으로, 작년 기준 0.72명인 초저출산 기조가 지속된다면 적립액은 더 빠르게 고갈될 가능성이 큽니다.

도입 초기 대비 소득대체율이 하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여전히 덜 내고 더 받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된 1988년만 해도 보험료율은 3%, 소득대체율은 무려 70%에 달했으나, 초기에는 장기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이를 연금고갈과 연결짓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1998년부터 보험료율이 현재와 동일한 9%로 상승했으며, 2007년 제2차 제도개혁 당시 소득대체율이 40%(2028년 도달)로 인하되었습니다. 고용주가 보험료율의 절반을 부담하기 때문에 근로소득자는 실제로는 매월 소득의 4.5%를 납부하고 가입기간 평균소득의 40%를 받을 수 있습니다(가입기간 40년 기준).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연금 고갈 이후의 운영인데, 한국보다 먼저 노령화 사회로 진입한 유럽 등의 사례를 보았을 때 미래세대가 세금으로 이를 부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부과방식이라고 하는데 2070년에는 보험료 부과대상자의 소득총액 대비 급여지출 비율이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낸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난항을 겪는 등 사실상 단시일 내에 국민연금 개혁이 완료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개인은 노후 대비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나의 노후보장을 국민연금에만 맡길 수 없다면 다른 연금제도를 최대한 활용하여 은퇴 후 삶을 대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스웨덴, 호주 등 복지선진국인 외국의 경우는 은퇴 관련 연금제도의 도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되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제도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55세 미만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해지율이 99%(2021년, 인원 기준)에 달하는 등 퇴직연금을 퇴직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지난해 11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공적연금 개혁기 사적연금의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연금계좌 적립 근로자의 비율이 14%, 인당 평균 납입액이 308만 원 수준으로 개인연금 가입율도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에 안정된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일단 연금계좌를 꾸준히 납입하고, 적립액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고 계좌를 만 55세까지 유지할 경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세금 혜택도 적지 않습니다. 연 납입 기준 연금저축은 최대 600만원, IRP는 최대 900만원까지 13.2%(연소득 5500만원 이하의 경우 16.5%) 세액공제가 가능하며, 연간 수령 연금액이 12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3.3~5.5%(연령 기준)의 저율 분리과세가 가능합니다, 즉, 연금저축에 월 50만 원, IRP에 월 25만원을 적립식으로 넣는다면 최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고 중도인출이 가능하지만, IRP는 근로소득자나 자영업자 등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으며, 전액 인출만 가능하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연금저축과 IRP 모두 연금개시 전 인출 시 세액공제를 받았던 원금 및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연금계좌의 자산 배분도 중요합니다. 한국처럼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23.9%)이 낮고 실물자산 중에서도 부동산 보유 비중(93.9%)이 높은 나라는 더욱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의 다변화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럴 때는 만기가 긴 연금자산의 특성을 십분 활용, 적립식 투자를 실행하여 수익률은 높이고, 변동성을 낮추는 방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만기가 길수록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한데, 특히 미국 S&P500 지수의 경우 1928년부터 2023년까지의 연평균 수익률이 11.66%이고, 2014년부터 2023년까지의 수익률은 12.98%에 달하는 등 장기투자하기에 좋은 종목이며, 관련 인덱스 펀드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자산에 대한 장기, 적립식, 분산 투자로 안정적 노후를 준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1) 2023. 12., 통계청,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2)산술 기준, NYU Stern School of Business, 

(//pages.stern.nyu.edu/~adamodar/New_Home_Page/datafile/histretS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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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선임간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증권 SNI Private Banker로도 근무했었습니다.

㈜웰스가이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전문인력, 자기자본, 이해상층방지 요건 등을 갖춘 적격 투자자문사로, 고객의 노후문제 해결을 통해 고객의 행복을 실현하는 좋은 사회를 위한 금융 (Finance for Good Society)을 지향합니다. 특허 받은 Cashflow 엔진과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연금을 포함한 개인별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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