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 PD 신작 ‘졸업’ 제작발표회
“단역까지 등장인물 모두가 빛나는 作”

안판석 감독이 지난 2018년 3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상녀’ 주인공 로맨스물이 다시 각광받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사진=연합뉴스
안판석 감독이 지난 2018년 3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상녀’ 주인공 로맨스물이 다시 각광받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사진=연합뉴스

“대본이 한 권만 나오고 포기한 작품이 있었어요. 학원강사가 주인공도 아니고 등장인물 중 하나로 나오는데, 그렇게 학원이 배경이면 재밌겠더라고요. 그래서 대치동 학원이 무대가 됐죠.” JTBC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멜로 신드롬을 일으킨 안판석 PD가 무려 5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머리가 하얗게 센 이 노감독은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호텔에서 열린 tvN ‘졸업’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작품을 준비하다 포기하고, ‘빨리 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며 긴 공백의 이유와 본작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공개했다.

“1회부터 16회까지가 아니라 시작만 생각했어요. 뒤에 뭐가 벌어지고 이런 거 없이 1회만 재밌게 작가 선생님께서 써 주셨는데, 재밌는 거예요. 재밌어서 ‘2회도 써 봅시다’ 했고, 2회는 더 재밌고, 이어서 3회도 재밌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베테랑 학원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10년 만에 어른으로 돌아와 스승의 마음을 휘젓는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은밀하고 달콤한 현실 로맨스가 내용이다. 연상인 여성과 연하 남성과의 로맨스에 관해 안 PD는 이것을 ‘훅’이라고 표현하면서도, 3회부터는 그 훅과 상관없이 인간 자체가 흥미진진한 작품이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14회까지 대본을 썼는데, 열댓명 되는 등장인물이 개개가 다 반짝반짝 빛이 나더라. 조조연에 단역까지 다 빛이 나서 시즌2까지 염두에 뒀지만, 완결을 못 내는 게 아쉬워 14회로 돌아가 다시 대본을 썼다”고 덧붙였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에 과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물으신다면 대답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데도 본명을 잊을 정도로요. 여기 무대에 오르며 위키피디아를 켜서 이름을 확인했다니까요.”

베테랑이지만 아직 창작자로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안 PD는 “난 세상 사람들이 무슨 평가를 하든 마지막 작품이 제일 좋다”며 “전작의 아무도 모르는 실수를 극복하고, 그럼으로써 작품도 조금씩 나아진다. 내 연출의 가장 완성된 형태는 마지막 작”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에 새로 주목한 점으로, 가상이지만 표현은 실제에 가깝도록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실존 인물처럼 진정성을 다했다는 위하준의 말에 이어 안 PD는 “실존하는 이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과 비교해 드라마는 그걸 다르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작은 실제 인간은 어떻게 하는지를 머릿속에 단단히 기억하고 찍었다. 그걸 꼼꼼히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전했다. 

드라마는 오는 11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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