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원보험 5475억원 벌어들여
올해 펫보험, 메리츠화재와 선두 경쟁
정종표 대표 “노인요양시설 부지 검토 중”

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고금리·고물가로 경제적 여건은 어려워지고,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구조는 변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보험산업은 저성장에 봉착했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영역 구분도 흐릿해졌다. 보험업계는 각자의 방법으로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손해보험사들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DB손해보험은 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회사 중 하나다. 보험업계의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해외 진출과 펫보험은 차츰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요양사업 진출도 꾀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다.

◆ 미국 시장 발판 삼아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확대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의 지난해 수입보험료 기준 해외원보험(해외에 진출해서 외국인과 맺은 계약)은 5475억원으로 2022년(4440억원) 대비 23.3% 증가했다. 2020년 2860억원에서 3년 사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DB손보는 미국을 해외거점시장으로 삼고 하와이, 괌, 캘리포니아, 뉴욕에 지점을 설립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과 화재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외에도 중국(베이징),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미안먀(양곤)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최근엔 베트남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 5위권 업체인 국영보험사 우정통신보험(PTI)의 지분을 37% 인수한 데 이어, 올 2월엔 점유율 10위와 9위인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의 지분을 각각 75% 인수를 마무리했다.

최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박기현 상무가 새로 이사회에 합류해, 해외사업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뚜렷해보인다.

DB손보 관계자는 “글로벌 초우량 보험회사로 발돋움하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을 해외거점시장으로 집중적으로 공략함과 동시에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 선도적인 보험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펫보험’, 3위권에서 올해 들어 선두와 경쟁

펫보험은 2018년 메리츠화재가 ‘펫퍼민트’를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약 7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이 50%대로 감소했고, 올해 들어 DB손보가 선두 메리츠화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3개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각 30%대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고,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가 10%대를 기록 중이다. 최근 추이만 보면 DB손보가 메리츠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양상이다.

DB손보는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해 포인핸드와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광주광역시, 경기도, 부산시 등 여러 지자체와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보험 정책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 요양시설 부지 검토 중

DB손보는 시니어 사업 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양시설 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요양사업은 현재 KB라이프생명이 보험사 최초로 진출해 노인요양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도 후발주자로 내년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수도권 노인요양시설은 공급부족으로 대기자가 있을 만큼 인기가 많지만,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해 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다.

DB손해보험이 요양사업에도 진출하게 되면 ‘요양실손보장보험’과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요양실손보장보험은 장기요양 등급을 받고 요양원이나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면 발생하는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DB손보가 개발한 상품으로 4월까지 판매했으나, 현재 금융당국과 표준화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정종표 대표는 “요양업과 관련해 자회사 설립 등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며, 노인요양시설 부지는 가급적 서울 인근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